“김정은 핵개발에만 집착, 주민 안전은 ‘뒷전’”

핵개발을 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안전은 뒷전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최근 이를 뒷받침할 탈북자의 증언이 나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탈북자단체인 통일비전연구회가 1차에서 3차까지 핵실험을 가까이서 경험한 길주군 길주읍 출신 탈북자 13명을 최근 인터뷰한 결과, 이들 모두 건강 이상을 직접 겪었거나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이웃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13명 중 절반 정도는 북한에서 1차례 핵실험을 체험했고, 나머지 절반은 적게는 2번, 많게는 3번의 핵실험을 겪었습니다. 이들은 4차례의 핵실험이 진행됐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 중에 ‘전신무기력증, 두통’ 등 원인 모를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풍계리 일대 주민들의 신체 이상이 핵실험으로 인한 핵물질 유출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영변의 핵시설의 경우를 놓고 봤을 때, 풍계리 인근 주민들이 핵물질 누출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영변 핵시설은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국의 안전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영변 핵 시설의 방사능 오염은 당장 폐쇄해야 할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영변핵시설이 철저한 안적수칙에 따라 운영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감독기구도 없습니다. 핵시설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든지 은폐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탈북자들은 영변 핵시설에서 근무한 사람과 인근에 있는 주민들이 방사능에 피폭돼 피해를 입고 있다고 여러 차례 증언했습니다. 영변 지역 여성들은 불임이나 기형아를 출산하는 비율이 높고, 핵시설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이 백혈병, 간염, 신장병에 걸려 사망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실태조사를 한 적도 없고, 북한 내에 있는 핵 시설 안전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한 적도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핵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주민들의 안전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모든 핵시설과 인근 지역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북한 주민들과 주변 국가에 솔직히 밝혀야 합니다. 조사결과 핵물질이 유출됐거나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면 ‘핵 재앙’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