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해 미사일 쏜다’는 김정은, 도발이 장난인가”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평양을 방문했던 후지모토 겐지가 김정은과 만났던 이야기를 마이니치신문을 통해서 밝혔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김정은이 “전쟁을 할 생각은 없다. 외교 쪽 사람들이 미국에 접근하려고 하면, 트집을 잡는 바람에 울컥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올해 들어서 핵 시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김정은의 입장인 듯싶은데 참으로 철없는 어린애다운 발상이요, 한심한 넋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핵무기나 미사일이 애들 장난감입니까. 마음이 울컥하면 아무 때나 제 마음대로 쏴대는 기분전환용이냐 이 말입니다. 이 말만 보더라도 김정은이 얼마나 철이 없고 기분에 따라 제 마음대로 놀아대는 한심한 인간인가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가 한 말이 후지모토의 입을 통해 국제사회에 알려질 걸 뻔히 알면서 어째서 이런 말을 내뱉은 것이겠습니까.

그것은 무엇보다 먼저, 자기는 전쟁을 할 생각이 없다는 걸 명백히 밝힘으로써 강하게 조여들어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줄여보자는 속셈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제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는 걸 부각시킴으로써 지금 연이어 벌이고 있는 핵, 미사일 시험이 정당하다는 걸 국제사회가 좀 알아달라는, 간절하면서도 얄팍한 꼼수입니다.  

그러나 후지모토라는 일반인을 통해 자기 의사를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발상자체부터가 잘못됐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그에게서 맛있는 요리를 대접받았으니 기댈만한 사람이라는 건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고 김정일 개인 요리사로 13년 동안 일하면서 기쁨조로 활동하던 왕재산경음악단 가수 엄정녀를 아내로 맞은 일본인인 후지모토를 통하려 하다니 이거야말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하긴 가장 친하다는 중국까지도 김정은을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이런 방법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지질한 방법보다는 더 좋고 확실한 방법을 쓰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때마침 5월 6일 당 대회가 열립니다. 이 대회에서 핵, 미사일 시험을 즉각 멈추고 국제사회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선포한다면 전 세계 인민들은 열렬히 환영하고 지지해 줄 겁니다. 좋고 확실한 길을 놔두고 께름칙하고 이상한 통로를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도, 기대할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김정은을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