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누가 과연 통일행사를 파탄시켰나”

6.15 남북 공동행사를 파탄 낸 김정은 정권이 늘 하던대로 그 책임을 남한 정부에 넘겨씌웠습니다. 어제 노동신문에 ‘통일행사를 파탄시킨 장본인’이라는 기사를 보면 얼굴이 다 뜨거울 정도입니다. 6·15민족공동행사가 자기네가 주동적이며 성의 있는 노력을 해서 마련된 것이라느니, 괴뢰당국은 6·15공동행사에 대해 처음부터 달갑지 않게 여기면서 행사합의를 위한 민간의 실무협의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느니 뭐니 하며 황당한 억지주장을 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공동행사가 무산됐겠습니까. 그것은 6.15 행사와 8.15행사를 어디서 할 것인가에 대해 남북 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올해로 70돌을 맞는 8.15 공동행사 개최 장소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보면 어느 쪽도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남한 정부는 남측 준비 위원회에 6.15 행사는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평양에서 개최하고 8.15 행사는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냐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6.15 행사를 서울에서 하기로 먼저 합의했으니 8.15 행사는 당연히 평양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우겨댔습니다. 그러고는 남한 정부가 개입했다면서 추가로 실무접촉을 하자는 남한 준비위원회의 제안을 두 차례나 거부했습니다. 그럼 얼마든지 서로 협의하고 조정해 타결 지을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논의하는 것조차 거부한 북한 준비 위원회에 당연히 책임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난 1일, 북측 준비 위원회는 일방적으로 남과 북이 서로 각기 분산개최하자는 서신 한 장 달랑 보내놓고 답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사실 민간단체라고 말은 하지만, 진짜 민간단체가 있을 수도 없는 북한 아닙니까. 그러고 보면 김정은 정권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파탄시킨 것이 분명합니다. 하긴 장소 문제 가지고 행사를 파탄 낼 정도면 설사 성사됐다고 하더라도 뭔 꼬투리를 또 잡지 않았겠습니까. 이것만 보더라도 누가 과연 통일행사를 파탄시켰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으로 남북 인민들을 위해 통일을 이루고 싶다면 말 갖지도 않는 정치적 색체를 배제하고 순수 민간 차원의 행사로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김정은 정권은 이러면 나중에는 전쟁밖에 터질 것이 없다는 황당한 위협을 해대고 있습니다. 남북한 인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통일을 위해서는 민간단체의 탈을 쓴 김정은의 졸개들이 아니라 순수한 목적으로 활동하는 민간단체가 북한에 탄생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만이 통일을 앞당겨오는 계기가 될 것이고 진정한 통일의 장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