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왜 빨치산 1세대 오진우 띄우기 열광?”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2월 26일>


어제가 전 무력부장이었던 오진우가 죽은 지 20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날을 맞아 중앙추모회를 연다, 대성산혁명열사릉에 있는 그의 반신상에 꽃다발을 바친다 하루 종일 인민들을 끌어내 행사를 하느라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노동신문도 논설을 발표해 백옥 같은 충정으로 빛나는 삶을 살았다고 김정은 가문에 충성한 오진우를 치켜세웠습니다. 물론 죽은 사람에 대해 추억하고 그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좋은 일이지, 시비하며 헐뜯을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진우가 북한 인민들의 심장 속에 남을 만큼 그렇게 큰 업적을 남겼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독재 권력에 아부해가며 김정일이 수많은 사람들을 숙청할 때 함께 앞장섰던, 어쩌면 북한인민에게 규탄 받아 마땅할 인물입니다. 개인 사생활도 김정일이나 다름없이 추잡했습니다. 김정일이 권력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수많은 비밀연회를 열어 자기 측근 만들기에 열중할 때 그 참가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오진우였습니다.


오진우는 김일성과 함께 싸웠다는 항일빨치산 1세대입니다. 김정일과 25년이나 나이차이가 나는 아들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김정일이 초대한 비밀연회에 참가해 매일같이 술을 퍼마시고 그가 안겨준 처녀이발사 주인공역을 했던 영화배우 김옥희와 밤새껏 추잡한 짓을 벌였던 오진우입니다. 77년도면 60이 넘었을 때고 김옥희는 자기 딸 뻘 되는 나이였습니다. 비밀연회에 참석해 밤새도록 놀다가 운전수도 없이 자기가 직접 운전하고 오다가 개선문 앞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다 죽을 뻔했던 사실은 북한 인민들도 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인간이 북한인민을 위해 도대체 뭘 할 수 있었겠습니까. 무력부장자리를 꿰차고 김정일에 추종하며 권력을 휘두른 것밖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오진우를 이처럼 요란하게 띄워주는 이유는 너무도 뻔합니다. 30도 안된 나이에 권력의 자리에 오른 김정은에게 오진우처럼 대를 이어 그 자식들도 또 북한 인민들도 충성을 다 바치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그래서 백옥이란 영화도 나왔고 최현, 김일을 비롯한 항일빨치산 1세대들을 치켜세우면서 김정은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드는 것이 인민의 숭고한 의무이자 도덕 의리라고 떠드는 겁니다. 


그렇다고 오늘 날 이따위 케케묵은 수법이 통할 리 없습니다. 3대를 충성해봤자, 배고픔과 꼼짝달싹 못하게 하는 통제만 늘어났습니다. 백두혈통만 판을 치는 북한 사회 통째로 갈아엎는 혁명만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는 북한 인민입니다. 그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