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일꾼 소집해 “비료 수입해 바쳐라” 지시

북한이 올해 초 ‘무역일꾼협의회’를 열고 전국의 모든 무역회사들에게 비료를 수입해 헌납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규모가 큰 회사들에 국한됐던 이 같은 과제가 소규모 무역회사들까지 확대되면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함경북도 청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1월 초 내각에서 소집한 무역일꾼협의회에서 전국의 무역회사들에게 화학비료 수입 과제가 하달됐다”면서 “협의회에선 ‘과제를 수행하지 못할 회사 사장은 당장 자리를 내놓아야 하며, 무역와크(무역허가증)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가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비료와 관련 없는 무역회사에도 이 같은 과제가 맡겨져 회사 사장들은 일반 직원들에게 비료 수입 과제를 완수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은 중국과 비료를 거래하는 대방(무역업자)들을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무역회사들은 1월 중순까지 국가계획위원회에 연수출입 허가 계획을 제출해야 2월 말, 3월 사이에 비준이 내려진다. 그러나 최근 국가계획위원회는 비료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계획이 첨부되지 않으면 무역허가 문건을 접수조차 해주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최근 무역회사들이 엄청난 비료 수입 과제 때문에 와크 문건을 제출조차 못하고 있다”면서 “국가계획위원회는 비료 관련 중국 대방과의 계약서 등이 있어야 접수를 해준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 전개에 무역회사들은 값싼 비료만 골라 수량을 채우는 데 급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무역 회사들은 값싼 비료만 골라 수량을 채우고 있는데 알곡 생산성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면서 “비료 과제를 부여받은 회사 사장들도 ‘내각 무역성은 무엇을 하고 있나, 농사까지 우리가 책임져야 하나’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농업은 여전히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이라며 인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하고 더욱 풍족하게 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해 내각이 충성심을 강조하기 위해 ‘와크’를 매개로 비료 헌납을 강제하고 나섰다는 것이 소식통의 분석이다.


북한은 해마다 ‘전당, 전국, 전민 총동원’ 구호 아래 농촌지원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하지만 비료 부족으로 농업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비료 소비량은 연간 총 155만 톤 규모이지만, 비료공장들의 실제 생산량은 45만 톤에 그치고 있다. 


현재 흥남비료공장을 비롯해 11개의 중소 비료생산 공장이 있지만 주로 질소, 인 비료만 생산하고 있다. 카리비료와 복합비료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특히 대부분의 공장들이 60년대 이전에 설립돼 노후한 상태인데다 전력과 인정광(비료원료), 무연탄 등의 부족으로 비료 생산에 차질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