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연회서 南기사 읽어주며 ‘정보유출’ 경고

북한이 최근 정보유출 차단을 강조하는 내용의 주민강연회를 자주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연회에서는 한국 언론의 북한 내부 소식과 관련한 기사들을 읽어주며 정보 유출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경고하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소식통이 전했다.


함경북도 회령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조선(북한)의 시장물가, 회의내용, 지시 등을 가지고 쓴 남조선(남한)의 신문 내용을 읽어주면서, 국가비밀 유출에 경각심을 높이자는 내용의 강연회를 자주 조직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강연자는 불순분자들이 시장의 쌀 가격이 올라가면 바로 전화로 알려줘 다음날이면 남조선 신문에 보도된다. 사실과 맞지 않는 거짓 정보로 사회주의의 존엄을 손상시키려는 행위와 투쟁해야 한다고 선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연회에서는 “불순분자들은 몇 푼의 돈을 위해 내부 소식들을 수시로 남조선에 알리고, (이 같은 소식은) 공화국을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려는 적들의 비열한 선전에 쓰인다”, “정보를 팔아넘겨 돈벌이를 하고 있는 불순분자들은 인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등이 강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지난해 김정은이 직접 국가안전보위부를 방문해 불순분자에 대한 척결, 자본주의 황색바람 차단 등을 지시하면서 각 시·군당 등에선 관련 강연회 등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최근 강연회에 참가한 평양 소식통도 “강연자는 ‘남조선 선전수단들이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를 헐뜯고 비방하는 정보 자료들을 수집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네들은 우리의 아름다운 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해 온갖 잘못된 것들을 퍼뜨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연자는 “조선(북한)의 현실이 불순분자들에 의해 왜곡되어 남조선 및 미제들에 유포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강연자는 특히 “이런 교활한 심리 모략을 펼치는 나라보다 더 나쁜 것은 공화국을 배신하려는 불순분자”라면서 “이런 자들에게는 남는 것은 원수님(김정은)의 사랑과 보살핌이 아닌 강철 철퇴만 돌아갈 뿐”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그동안 내부 선전매체 등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적극 비난하면서 이를 주민 통제에 활용했다. 또한 김정은 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의 해외언론 기사들을 실어 체제결속에 이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강연회 등에서 한국 언론의 기사를 직접 인용해 정보 유출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내부정보 유출과 외부정보 유입이 김정은 체제 유지의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