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에 전염 우려 소년단 2만명 질병검사”

북한이 3일부터 6일까지 평양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 경축행사에 참석한 소년단 대표 학생들을 상대로 신체검사까지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의 참석이 예상되는 ‘1호행사’라는 이유로 간염과 피부병 등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는 소년단원들을 걸러내기 위해 질병검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혈액검사와 X-레이 촬영까지 있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전국각지서 선발돼 평양에 집결한 소년단 규모는 2만 여명으로, 지역 선발에서 질병 검사를 거친 소년단 학생 규모는 이보다 더 많은 것을 추정된다.


신의주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고사령관(김정은) 동지가 소년단원을 직접 맞이 해주신다는 이유로 평양행사 참가자들의 심사가 깐깐하게 진행됐다”면서 “최고사령관 동지에게 질병을 옮기면 안된다는 이유로 질병검사도 2,3회씩 이뤄졌다”고 전했다.


오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안위’를 위해 수 만명이나 되는 어린 학생들에게 수차례 질병검사를 벌였다는 점을 두고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이후에도 ‘수령제일주의’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에서 수령은 인민 대중과 노동당의 ‘뇌수’로서 인민은 총폭탄이 되어 수령을 결사옹위해야 한다고 세뇌시키고 있다.

특히 국가적으로 영유아 및 아동들에 대한 보건의료를 방치하고 있는 북한당국이 김정은 1인을 위해 일시에 수 만명에 대한 질병 검사를 완료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1990년 이래 북한의 영유아 사망율은 1000명당 55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소년단 조직 지도 책임을 맡고 있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간부들과 소년단 부모들간에 행사 참여 대표단 선발 과정서 수백달러의 뇌물이 오갔다는 소식도 있다. 이는 북한이 노동자 농민 등 평범한 인민들의 자녀들이 대표단으로 참석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것으로 김정은의 광폭정치를 내세우기 위해 거짓 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의주 소식통은 “평양 행사에 선발된 소년단 10명 중 9명 이상이 권세와 돈있는 집 자식들로, 선발과정에서 ‘돈쓰기 경쟁’이 벌여졌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번 선발 결과에서 지금 조선(북한)에서 돈있고 힘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자녀를 평양행사에 보내게 된 부모들은 당간부와 청년동맹 간부들에게 바친 뇌물로 150~200달러, 최상의 속옷, 교복, 체육복, 신발 등 필요소모품을 준비하는데 100달러, 학생 개인 용돈 50~100달러 등 최소 400~500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북한 일반 노동자들의 월급이 1달러(3000원)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 주민들은 상상하기 힘든 큰 돈이다.


특히 질병검사를 담당한 의사들에까지 50~100달러 정도의 뇌물도 전해졌다. 소식통은 “의사의 손 끝에 따라 최종 참석 여부가 결정되다 보니 이 과정에서도 학부모들의 뇌물공세가 경쟁적으로 벌어졌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이번 소년단 대표 선발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소식통은 “엄마들도 이제는 ‘양반계급과 상놈계급으로 뚜렷히 갈라졌다’고 불평한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새 지도자(김정은)는 양반계급 옹호자냐’는 비아냥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31일까지 각 지역 소년단 대표를 모두 평양으로 불러들였다. 소년단 대표들에게는 평양행 열차에 오르자 마자 별도의 지도원과 의료진이 배정됐으며, 료수와 당과류까지 공급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선전 매체들은 지난 1일 부터 소년단 평양 행사를 집중 보도하면서 화력발전소 노동자, 협동농장 농장원, 탄광기업소 채탄공, 상하수도관리소 종업원 등 평범한 노동자 농민들의 자녀들이 소년단 대표로 뽑혔다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소년단 행사는 과거 김일성이 아동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과시했던 것을 재현함으로써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대를 이은 충성심을 고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