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나포는 北 정찰총국 서해1기지 소행”

이달 8일 서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 3척을 나포한 북한의 무장한 선박 일당은 현 정찰총국 산하 서해2기지 무장침투조 요원들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북한 정찰국(현 정찰총국)에서 침투 임무 교관으로 20여 년간 근무한 바 있는 탈북자 최모 씨는 18일 나포된 중국인 선장의 증언과 북한 해상 경비 상황을 볼 때 정찰총국의 소행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공해상이나 타국의 영해에 은밀히 접근, 순식간에 배를 납치하는 것은 정찰총국 해상기지의 고유한 특수임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나포된 선박들과 함께 조업을 했던 장중궈(姜中國) 랴오단(遼丹) 23527호 선장은 하루 전 중국 언론에 랴오단 23528호를 나포한 북한 선박은 매우 빠른 군용 쾌속정이었으며, 승선 인원은 모두 4, 5명에 파란색 제복과 모자를 썼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남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북한 정찰총국 해상기지는 동해와 서해에 존재하는데 서해는 남포에 기지가 있다”면서 “해상 기지에는 중형 어선 형태로 위장한 고속 전투선박(쾌속정) 10여 척을 가지고 어선 나포, 해상 침투, 복귀자 인도 임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어선은 보통 엔진이 1개에 불과하지만 고속선박은 빠른 이동을 위해 고속엔진(러시아제 M-400) 기관을 4대 정착했다고 설명했다. 평균속도는 45노트, 최고속도는 48∼50노트로 항해한다. 


선장이 증언한 파란색 복장과 모자도 정찰총국 전투원들 복장과 유사하다. 최씨는 “정찰총국 전투원들이 일반 보위부원 복장과 비슷한 청색 군복과 둥근 모자를 쓰기 때문에 그렇게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침투 임무를 수행할 때는 보통 어로복장(어민 작업복)을 하고 머리도 길러 일반 어부와 별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선장 장(張)씨는 “납치자들이 15일 저녁 전화를 걸어와 17일까지 몸값을 주지 않으면 인질을 없애겠다고 협박했다”며 “납치자 중에는 북한사람 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씨는 “정찰총국 서해기지는 임무를 수행하다 중국 해역으로 도주하는 등의 상황을 대비해 전투원(승무원)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친다”고 말했다. 동해1기지 전투원들은 일본어를 전문적으로 습득한다. 


북한 선박 나포자들은 모두 120만 위안(약 2억2000만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어부들을 살해하겠다는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중국 선박 관계자들이 중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증언한 것은 바로 중국어를 매우 능숙하게 사용하는 정찰총국 소속 승무원들이 현장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씨는 “중국어에 능숙한 전투원들이 어선을 나포하고 선주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하면서 중국어를 능숙하게 사용하자 중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말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해석했다.


때문에 최씨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중국 범죄조직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정찰총국이 갑자기 중국 어선 나포에 나선 배경을 묻자 “돈벌이 차원으로만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면서 “당국의 허가 없이 중국 어선을 건들면(나포하면) 외교문제가 된다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하기는 힘들다. 아무래도 당국의 묵인 하에 돈을 요구하는 것처럼 하면서 뭔가 불만을 표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상 북한 수역에는 중국 어선의 조업을 단속하는 4군단 소속 해상단속전대가 있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자국 해역에 들어온 중국 어선을 단속해도 돈이나 물품을 넘겨 받고 놓아주는 경우가 많다. 이 해상단속전대 함선은 보통 해군경비정 형태로 장 선장이 증언한 배 형태와 차이가 있다. 엔진기관도 구형으로 쾌속정과 같은 속도를 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