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창건일 80주년에 원호기금 1만원씩 내라”

북한이 김일성 생일(4.15) 특별 공급을 위해 주민들에게 각종 선물 비용을 부담시킨데 이어 조선인민군 창건(4·25) 80주년에도 주민들에게 군부대 원호(援護)물자 조달 명목으로 많은 돈을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명목이지만 주민들은 사실상의 ‘세금’이라고 말한다.  


함경북도 청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인민군 명절(군 창건일)을 앞두고 전국각지에서 인민군대 지원물자 수거사업으로 주민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세대 단위로 수건, 비누, 치약을 비롯해 양말과 내의까지 바쳐야 한다”고 밝혔다.


군 창건절에는 해마다 주민 부담이 있었지만, 올해 80주년을 맞아 액수가 크게 늘었다. 소식통은 “예년에는 1천 원 정도를 거둬 갔는데 올해는 1만 원을 내라고 요구한다”면서 “한 끼 벌이가 급급한 마당에 일단은 버티고 보자는 생각도 많다”라고 말했다. 


특히 명절(태양절, 군창건일)과 각종 군중대회로 시장(장마당) 폐쇄 날짜가 늘어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이다. 인민반 별로 굶는 세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태양절 명절 휴일은 16, 17일 이틀이었지만 시장은 14일 오후부터 17일까지 폐쇄됐다. 군 창건일인 25일 당일에도 시장 문을 닫는다. 여기에 김정은 당1비서 추대 기념대회, 남한 규탄 성토대회 등 수 차례 군중대회를 열 때마다 당국은 시장을 폐쇄시켰다.  


소식통은 사회단체(여명, 직맹)에서도 음식과 위문품을 마련해야 하고, 이렇게 모인 ‘원호물자’는 시·군(구역)당 인민위원회 간부들로 구성된 ‘인민대표단’이 주변 군부대를 방문해 조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학교에서는 수업도 중단한 채 ‘인민군대 위안공연’을 준비해 시내 곳곳의 예술회관과 군부대방문 공연을 진행하고 있고, 가두여성(여맹원)도 서클(예술 공연) 준비로 분주히 볶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4월 한 달은 정신 빠지는 달이다. 당국의 연속된 몰아치기에 녹초가 된 것은 둘째치고 벌이가 평소의 절반 가량에 불과해 주민들이 또 빚을 져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군 창건기념일은 정주년(10년 주기 기념일)이라 주민들도 하루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