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태양절 선물준비 밤잠 설쳐” 선전

북한 당국이 김일성의 100회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도당(道黨)에 ‘명절맞이 특별공급 물자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내부 소식통이 21일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도당에서 이번 태양절을 맞아 ‘어떤 식으로든 명절 물자를 무조건 공급하라’는 중앙당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한 각급 기업소 책임자들의 회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회의에 참가한 기업소 당 비서들은 ‘나라 경제 살림이 넉넉하지 못해 장군님(김정일) 탄생일도 선물을 주고, 수령님 탄생일도 선물을 줄 형편이 안 된다. 다가오는 수령님 생일을 맞아 큰 선물을 준비하느라 최고사령관 동지도 밤잠을 주무시지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시로 각 기관기업소에서는 이른바 ‘태양절 선물확보’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사탕가루(설탕), 빨래비누, 콩기름 등의 물자를 들여오려고 단위 책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도당 책임비서는 식료공장에 매일 들려 당과류 생산 정형을 요해(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태양절을 50여일이나 앞두고 ‘명절공급’을 위한 물자조달에 나서라는 지시를 각 지역 당에 내린 것은 앞서 김정일 생일에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 많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각 기관기업소와 인민반은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에 명절공급이 없었던 것에 대해 “태양절에 더 큰 선물을 주기 위해서”라고 선전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을 다독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식통은 “광명성절을 맞아 명절공급이 전혀 없었던 것에 대해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각 기관기업소와 인민반 회의에서 ‘수령님 탄생 100돌 맞으며 당에서 큰 선물을 준비하고 있어 그런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생일을 맞아 평양시와 신의주, 함경북도 등 일부지역에서만 명절공급이 있었다. 신의주의 경우엔 피복 공장 노동자들에게 비누 15장, 사탕가루 1kg, 기름 1.5kg이, 인민반에선 술 2병, 콩나물 500g, 언 배추 1kg이 각각 공급됐다.


명절공급이 이뤄진 지역은 간부들이 충성경쟁 차원에서 도내 자체적으로 선물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양강도와 같이 보유 식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명절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간부들과 대의원들에게만 김정은의 이름으로 남방과일 등의 선물이 공급됐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국가가 텅 비였는데 무슨 수로 (선물생산을) 하겠는가, 없는데 쥐여 짠다고 나오겠는가, 고작 주어야 강냉이과자 몇 그람일 것이다’ 등의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래도 100주년인데 아무것도 안주고 어물쩍 넘기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일부 기대를 내비치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