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탈북자 현장 처형’ 사례 들어 주민 강연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 탈북자가 발생할 경우 조준 사살하고 있는 사실이 북한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데일리NK가 8일 입수한 내부 문건에는 “얼마 전 두만강을 넘어 사회주의 조국을 배신하려고 하던 반역자들이 국경경비대원들의 예리한 눈초리에 걸려 체포되었다”면서 “이자들은 이미 조국을 배반하고 남조선괴뢰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던 아들놈의 속임수에 탈북을 시도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사탕발림에도 끄떡없는 우리 군인들은 반항하며 도주를 시도한 자를 현장에서 즉시 처단하고 남은 자들은 그 자리에서 체포하였다”고 선전했다.


여기서 언급된 ‘처단’은 국경경비대에 내려진 ‘체포가 어려울 경우 사살하라’는 지침에 따른 ‘총살’ 조치가 확실해 보인다. 탈북자에 대한 현장 처형이 내부 문건으로 확인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 당국이 탈북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노동당출판사가 올해 1월 제작한 ‘국경연선지대를 강화하고 혁명적 경각성을 더욱 높여 사회주의 위엄을 떨치자’는 제목의 문건은 “인민에게 있어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는 것은 경애하는 장군님의 유훈을 관철하는 중요하고 책임 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은 함경북도, 양강도 등 국경지역 주민들에게 1월말 경 교양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은 “지금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해치고 우리 사회주의 조국을 와해시키려는 적들의 간첩파괴암해책동과 심리모략전은 국경연선지대를 통해 악랄하게 감행되고 있다”며 국경봉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최근에는 우리 조국을 배신하고 남조선 역적패당에게 빌붙은 추악하고 비렬한 탈북자들을 내세워 국경연선지대의 교란이요, 자본주의 알리기요, 하면서 국경을 통해 더러운 목적을 실현하려고 책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건은 “국경 주민들의 높은 정치적 경각성은 실무적인 사업이 아니라 불순이색분자들의 책동으로부터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고 우리식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가장 무겁고도 영예로운 사업”이라며 국경봉쇄를 선동했다.


문건은 또 국경봉쇄를 위해 묘목심기 등 다양한 강구책이 모색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앞서 데일리NK는 내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접경지역에 철조망을 추가 설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2년 1월 16일 북중 국경 철조망 확장공사…탈북 원천봉쇄? 기사보기)


문건은 “(함북) 무산군과 (양강도) 혜산시 인민들은 국경연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적들의 책동을 저지시키기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의 개활지대에 아카시아 나무로 울바자(울타리)를 만들어 세우자는 기발한 착상을 가지고 누가 시키건 말건 실천에 옮기기 위한 사업에 떨쳐나섰다”고 소개했다.


또 “최근 국경초병들도 (국경)연선지역에 봉쇄림을 조성하기 위해 나무묘목심기 운동을 벌려 해당지역 인민들을 또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경연선을 철저히 봉쇄하기 위한 사업에 주인답게 참가하는 것은 곧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방침을 관철하는 길”이라고 말해 국경봉쇄가 김정은 지시에 의한 것임을 시사했다.


문건 말미에는 ‘해당 지역에서 나타난 결함과 자료를 결부할 것’이라는 강연 지시사항이 적시돼 있고 ▲당 지시문 즉시 전달 ▲반국가 활동 감시·신고 체계 재정비 ▲탈북가족 및 연계가 있는 가족에 대한 감시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