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위원들 탈북자 가족 대상 금품 갈취”

북한에서 최근 국가보위부 보위원들이 탈북자 가족들을 협박해 지속적으로 돈을 갈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은 “한국으로 탈출한 사람들의 가족들이 많아지면서 보위원들이 경쟁적으로 이들에게서 돈을 요구하고 있다”며 “일주일에도 몇 번씩 탈북자 가족의 집을 드나들며 협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2만 3천명을 넘어섰다. 이들중 대다수가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에게 돈을 송금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여기서 우리돈으로 100만 원을 송금할 경우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도착하면 중간 브로커 비용을 제외하고도 북한돈 200만원가량이 된다. 노동자 월급이 5000원이 안 되는 조건에서 쉽게 만지기 힘든 거액이다.


북한에서 돈을 받은 가족이나 친척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이나 한국에 전화를 거는데 이를 노리고 보위원들이 협박을 해 돈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론 한국이나 중국산 고가 물품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


소식통은 “회령시 유선동 담당 보위원은 전화를 하다가 적발된 가족들을 눈감아 준다는 구실로 근 1년 동안 탈북자 가족에게서 돈을 뜯어 갔다”며 “한국의 가족에게서 돈을 받은 날을 어떻게 아는지 귀신처럼 알아가지고 어김없이 집에 찾아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 보위원은 매번 탈북자 가족 집에 위안화 2000원씩을 요구했다. 지난 10월 8일에는 보위부 행사가 있다고 하면서 자기 처를 보내 4000원을 받아갔다”라고 말했다. 보위원들은 이런 방법으로 돈을 갈취하면서도 ‘돈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되면 갖은 트집을 잡아 보위부 집결소에 가두고 겁을 준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사상동향 감시, 반국가 행위 및 간첩적발 임무를 맡은 북한 보위원들이 우리 사회의 조폭이나 다름없이 행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령시 강안동의 한 소식통은 “탈북한 가족들에게 형제처럼 굴며 2년 동안 돈을 뜯어가던 담당 보위지도원이 며칠 전에는 그 집 아들을 한국과 통화한 혐의로 잡아갔다”며 “얼마 전 급한 일이 있다며 인민폐(위안화) 3000원을 달라고 했는데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이 보복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해하고 싶었지만 너무나도 치졸한 방법을 쓰니 도무지 용서가 안 된다”며 “최근에는 다른 보위지도원을 시켜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가택수색을 하게하고 자기가 나서 도와주는 식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갈취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