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 제대로 알고 싶다”…’南 사극’ 인기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 역사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1일 전해졌다. 2000년대 중반 북한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에 이은 사극 열풍이다.


평양 소식통은 이날 “최근 한국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선덕여왕, 바람의 나라, 대조영, 추노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덕여왕의 고현정, 대조영의 최수종, 추노의 장혁 등 각 드라마에 출연하는 주인공들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조선(북한)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역사 드라마를 많이 찾는다”며 “당국에서 주민들에게 역사를 속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좌로부터)‘대조영’ ‘선덕여왕’ ‘추노’등의 한국 사극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각 방송사 방영 화면 캡쳐

특히 대학생 등 외부정보에 민감한 젊은 층일수록 역사 드라마에 심취해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간부집 자녀들이 더 많이 찾고, 많이 연구하는 실태”라고 전했다.


추노나 선덕여왕 등은 한국 내에서 방영된 지 이미 1~2년 지난 드라마다. 최근에는 한국 내에서 방영되는 드라마가 DVD를 통해 북한으로 실시간 유입된다는 점에서 과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가 북한 내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는 셈이다.


역사물의 경우 유행이나 추세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오랜시간 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사극의 경우 현대물에 비해 알아듣기 쉽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밤에 몰래 보는데 사극은 소리를 작게 키우고 들어도 이해가 잘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DVD의 유통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당국의 단속을 피해 한국 드라마 DVD를 빌려주는 대여점이 암암리에 운영되고 있었지만 지금은 처벌이 두려워 대여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의 또 다른 소식통은 “두 달 전부터 비사회주의 단속이 심해져 장마당 내 DVD대여점에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DVD를 빌리지도 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드라마나 영화 등을 돈을 주고 빌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 등이 담긴 DVD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이들 드라마가 주민들의 반(反)체제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당대표자회 직후 발표한 간부용 문건을 통해 “썩어빠진 자본주의사상문화가 사회생활 전반에 침투해 우리의 고유한 민족성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불순녹화물을 유포시키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강하게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