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16 경축행사, ‘김정은 우상화’에 초점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정일 생일맞이(2.16) 경축행사가 후계자 김정은 ‘우상화’에 초점을 맞춰 준비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7일 전했다.


통상 김정일 생일 전날인 15일에 진행되는 경축행사는 김정일의 위대성과 만수무강을 바라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선 이 같은 내용이 대폭 축소됐고 ‘선군(先軍) 후계자’ ‘백두산 혈통’ 등 후계자 김정은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꾸려졌다는 소식통의 전언이다.


3대 세습 및 김정은의 어린 나이와 경력에 대한 주민들의 냉소와 불만이 확산되고 있음을 고려해 최고지도자의 생일을 활용한 ‘김정은 띄우기’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지난 1월 15일경 노동당 선전선동부에서 ‘각 단위·단체마다 다가오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 탄생 69돌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성대히 맞이하기 위한 대책안’이라는 제하의 문건을 지방당위원회에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지방당위원회에서는 김정일 생일행사 대책 토의가 진행됐고, 현재 각 기업소, 공장 별로 거리장식과 경축공연 준비가 시작됐다.


소식통은 “공장, 기업소 등과 각 단체장들은 2.16을 계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민족최대의 명절이라고 떠들면서 먹을 것은 주지 않고 ‘서클'(각 공장·기업소별 아마추어 공연단) 공연과 거리분위기(장식물 설치)를 조성하라고 지시(일정 구간을 기업소 등에 지정)해 노동자들만 죽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간부들은 ‘자재가 없어 생산은 못해도 서클 공연 연습에는 100% 나와야 한다. 나오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문제 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면서 “도당에서 기업소마다 판정 성원들이 나가 경쟁식으로 등수를 정하기 때문에 ‘2.13 시연회'(리허설)까지 참고 견디자고 간부들이 호소·협박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난해 공연은 장군님(김정일)의 위대성과 만수무강을 위주로 진행했는데 올해엔 김정은 동지를 찬양하는 내용들로 꽉 들어차 있다”면서 “합창만 장군님 관련 노래이고, 나머지 합창시(10명 규모), 대화시(3명 규모), 노래이야기 같은 것은 모두 김정은 동지 찬양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 연습하는 서클공연 내용 전반이 김정은 동지를 ‘선군 후계자’ ‘백두산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또 한 분의 위대한 선군 영장을 모셨다’는 내용들”이라며 “모든 작품들의 마지막에는 ‘김정은 동지를 높이 받들어 선군 위업 완성하자’는 결의로 끝난다”고 부연했다.


한편, 해마다 있어왔던 명절 특별공급은 이번엔 생략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기업소마다 자체 실정에 맞게 공급을 잘하라고 지시만하고, 중앙에서 특별히 따로 공급을 준비한 것은 없다”면서 다만 “일부 동(洞)에서 간장이나 된장 등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선물(사탕, 과자, 입쌀강정, 껌 등 1kg) 정도가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