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黨 혐의 숙청’ 리영길, 당·군 연합회의서 긴급체포돼”

북한 김정은이 이달 초 리영길 군 총참모장을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숙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정은 집권 후 처음으로 지난 2일부터 양일간 개최된 당(黨) 중앙위원회·인민군당(軍黨) 위원회 연합회의에서 리영길이 긴급 체포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는 원수님(김정은)의 지도 밑에 당중앙위원회, 인민군당 위원회 확대회의가 소집됐다”면서 “회의가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 리영길 총참모장과 몇몇 군 장성들이 투입된 최고위급 간부 체포를 전담하는 ‘창광 보안서’(김정은 친위 보안서) 요원들에게 긴급체포돼 끌려 나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리영길 총참모장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와 ‘유일적 영군체계’에 배치되는 ‘특권과 특세, 세도와 군벌관료주의’가 가장 본질적인 죄목으로 거론됐다”면서 “체포당시 ‘반당 반혁명분자 리영길을 체포하시오’란 명령에 따라 일반석 앞줄에 앉아 있던 그에게 달려들어 수갑을 채워 끌어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확대회의에 참석했던 도급 간부로부터 구체적인 회의장 내부 소식을 상세히 전해 듣게 됐다”면서 “일부 참석자들은 어떤 취지의 회의인지도 잘 몰랐다가 ‘총참모장이 체포되어 끌려 나가는 모습을 본 대다수 참석자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는 말도 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리영길 총참모장이 평소에도 당 기관에서만 일해 왔던 순수한 당 간부(최룡해, 황병서, 조연준)등이 깜짝 별(장성 계급)을 달고 군을 통솔하는 것에 대해 매우 마뜩치 않게 여기고 불만스러워 했다”면서 “이러한 알력관계로 인해 리영길이 ‘군대에 대한 당의 영도를 거부한 죄’로 뒤집어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반응 관련 소식통은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 속에서는 ‘그러다가 쓸 만한 인재는 싹쓸이 해가고 얼빠진 로버트(로봇)만 남겠다’며 조롱하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저희(상층부)들 끼리 죽일 내기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당 중앙위원회·군당위원회 연합회의’는 중앙당 부장, 부부장들과 인민군당위원회 위원 및 군단이하 사(여단)군사정치 간부들, 그리고 각급 위원회와 내각의 성 부상들이 참가한다. 이 밖에도 평양시 당을 비롯해 각 도, 시군 당 책임비서 등 총 6000여 명이 참석하는 당, 군 연합 확대회의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