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성 “인도 없어 차도로 갔는데 벌금 내라니” 항의 투신

지난달 말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교통 보안원의 단속에 항의하던 한 여성이 길가 난간 밑으로 투신해 갈비뼈와 다리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원이 인도가 아닌 차도를 이용했다며 벌금 대신 뇌물을 요구하자, 이 여성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몸을 던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혜산시 도시 꾸리기 건설을 하면서 일부 구간들에 인도가 없어졌다”면서 “사고가 난 이 여성은 쌀 장사꾼인데 인도가 없기 때문에 구루마를 끌고 차도에 들어섰다가 보안원에게 단속 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단속한 교통지휘대 보안원이 뇌물을 과하게 요구하면서 일이 커졌다”면서 “보안원은 이 여성이 뇌물을 주지 않자 벌금을 받겠다고 했고 이 여성은 그렇게 못하겠다며 옥신각신 하던 도중 ‘이렇게 살 바에는 콱 죽어버리는 게 낫다’며 여성이 바로 옆 낭떠러지로 몸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다행히 여성의 목숨은 건졌는데 떨어지면서 갈비뼈와 다리뼈가 부러졌다”면서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떻게 살겠나’며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편하겠다’고 한탄한 이 여성의 말에 주변에 모였던 주민들도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갑자기 벌어진 일에 주변에서 구경하던 주민들과 오가던 사람들이 사고 장소로 몰려들었다”면서 “여성이 죽겠다며 낭떠러지에 몸을 던지자 당황한 해당 보안원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주민들은 여성이 크게 다쳐 해당 보안원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사고가 난 시기가 수령님 애도기간인 7월초를 앞둔 시기였고 더구나 7월에 지방주권선거가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보안기관들에서 긴장하고 있다”며 “최근엔 간부들이 조금만 잘못해도 목이 달아나는 일이 많은데, 뇌물을 요구한 해당 보안원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양강도 당국은 당창건 70주년이 되는 10월 10일을 맞아 진행할 김일성·김정일 동상 제막식에 김정은이 참가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도시미화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도시미화 사업에 혜산시 주민들이 대거 동원되고 있고 건설 구간 인도나 자전거 도로가 없어져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