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영철 수령영도 거부로 처형’ 내부강연 진행”

최근 북한 군(軍) 정치 강연에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수령의 영도(領導) 거부로 처형됐다고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국경 연선(沿線) 지역 군부대 군관(장교)을 대상으로 열린 정치 강연에서 현영철이 독단과 전횡의 군벌주의자로 지목되고 내부 동요를 철저히 차단할 것을 강연자가 주문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상급부대 정치부가 조직한 군관 강연에서 인민무력부장(현영철)을 ‘수령(김정은)의 영도를 거부하고 독단과 전횡의 군벌주의자’로 언급됐다”면서 “강연한 간부는 이번 사건을 두고 40여 년 전에 숙청된 ‘반당, 반혁명분자 김창봉사건’과 동일한 종파행위로 간주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강연자는 그(현영철)의 죄목과 처형형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군대는 수령의 유일적 영도에 충실해야 하며 무조건 받들어야 한다’고만 강조했다”면서 “조만간 반당·반혁명 종파투쟁 관련 학습과 사상투쟁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강도 군계통 소식통도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영철이가 장령들이 보는 앞에서 고사기관총으로 총살당했다는 말을 10일전 상급 간부들에게 들었다”면서 “최고존엄(김정은)의 지시에 성실히 대하지 못하고 자기식으로 일을 하려고 했고, 회의에서 졸기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현영철을 권위에 도전하고 최고존엄의 지시를 무시하는 군벌주의자로 보고 처형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군내부 분위기 관련 평안남도 소식통은 “무력부장이 수령 영도 거부로 처형당했기 때문에 밑에 있는 간부들에 대한 사상검증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무력부장 사건은 장성택 처형 이후 가장 큰 사건으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군 간부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특히 “최근 평양에서 벌어지는 잦은 처형소식에 군부대 내부에는 불안감이 맴돌고 있다”면서 “이번의 갑작스런 (무력부장)처형 소식을 접한 군관들 속에서는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요즘 같아서는 고위직도 필요가 없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부대 간부들은 일상 업무로 상급단위(부대)에 불려가게 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섬찟하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면서 “좌(령)급 간부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겠다, 일찌감치 사회에 나가(제대)서 조용히 숨죽이고 사는 편이 낫겠다’는 말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청년군인들 사이에서는 ‘40년 전의 김창봉과 허봉학 관련한 우리당의 반종파투쟁 역사를 학습에서만 배워왔는데, 우리시대에 비슷한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며 불안감을 표시하는가 하면, 일반 병사들은 ‘정말 어수선하다, 이러다가 나라꼴이 뭐가되겠는지 모르겠다’며 걱정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주민 반응 관련 소식통은 “열차 여객차 내에서 (현영철 처형이)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데 승객들은 ‘간부는 해선 뭘 해, 정치엔 상관없이 수걱수걱 돈만 잘 벌면 된다’며 이번 사건을 외면한다”면서 “노인들은 ‘불길한 징조다. 이 씨가 망하기 전 이조말기처럼 서로 죽고 죽이고 있으니 참 걱정이다’고도 말한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가 기록영화에서의 현영철 영상을 삭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소식통은 “만약 처형 직후 현영철 영상을 없애면, 대외적으로 현영철 숙청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그의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서 “리영호 전 총참모장 등도 바로 영상을 삭제했을 때 국제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현영철 영상은 시간이 흐른 후에나 삭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창봉사건’이란 1960년대 말, 당시 민족보위상(현재의 인민무력부장)직에 있던 빨치산출신 김창봉이 김일성의 유일적 영도를 거부하고 군대 안에 군벌관료주의를 조장한 반역죄로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된 이후 ‘반당·반혁명분자’로 처형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