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량미 충당 위해 ‘햅쌀 헌납운동’ 벌여”

북한 구역(區域) 인민위원회 소속 지도원들이 올해 주민들에게 배급된 2호미(군량미)를 충당하기 위해 외화벌이 일꾼들을 중심으로 충성미(忠誠米)를 바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지도원들은 이들을 직접 찾아가 김정은이 직접 ‘표창’을 내릴 것이라면서 설득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구역 인민위원회 소속 2호미 관리부서에서 파견된 지도원들이 구역 내 기업소나 인민반 등을 돌며 충성미 헌납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외화벌이를 다니거나 돈이 많은 것으로 소문난 ‘돈주’들을 찾아가 2호미로 쓰일 쌀을 바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지도원들은 이런 돈주들에게 쌀을 많이 바치면 바칠수록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만약 500kg의 쌀을 바치면 ‘원수님께서 ‘감사증 및 표창’을 내려줄 것을 약속했다’는 말로 돈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도원들은 또한 이런 ‘감사증’이 있으면 사업을 할 때 비법(非法)적인 ‘비행’이 발각돼도 국가의 선처를 받을 수 있어 유용하게 쓰일 것이란 말로 현혹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전에도 이런 식의 약속에 ‘2호미 증서’를 받았지만 별 혜택을 보지 못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반응은 신통치 않다”고 말했다.


데일리NK는 올 상반기 내부 소식통들을 통해 북한 당국이 2호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배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호미 배급은 최근까지 이어졌으며, 주민들의 쌀 보유량이 과거에 비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장마당에서의 쌀 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쌀 배급에 따른 결과라고 소식통은 분석하고 있다.


충성미 헌납운동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지도원들은 올해 실시된 배급으로 2호미 창고의 재고량이 줄어 충성미 헌납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러한 충성미 헌납 운동을 통해 실적을 쌓으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충성미 헌납에 따른 대가가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도원들이 집을 방문하기 전에 앞서 먼저 피해 버리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기업소 사업주들 사이에서는 ‘위(당국)에서 시키지도 않은 일에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 ‘2호미가 부족할 것을 예상한 당이 내부적으로 충성미 헌납운동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당국은 농장의 수확량 70% 지급을 약속한 ‘분조제 시범구역’ 농장원들에게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도원들이 바쁜 움직임을 보이자 농장원들 사이에서 ‘배급으로 쌀이 소진된 2호미 창고에 햅쌀이 먼저 대량으로 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2호미는 전시 상황을 대비해 북한 군인들이 3년간 먹을 수 있도록 비축한 쌀을 의미한다. 해마다 수확된 햅쌀은 2호미로 먼저 비축되고 2호미 내의 묵은 쌀이 협동농장 주민들에게 분배되는 방식으로 교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