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옥・최은희 부부 탈출(1986.3.13)

북한에 의해 강제 납북됐던 최은희-신상옥 부부가 1986년 3월 13일 오스트리아 빈을 통해 서구로 탈출했다.

배우인 최은희 씨는 1978년 1월 11일 홍콩에 갔다가 사흘 후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 배편으로 황해도 해주로 납북되었다. 남편인 신상옥 감독은 미국,일본을 오가며 부인 소식을 수소문하다 같은 해 7월 19일 역시 홍콩에서 납북되었다.

남한 측은 84년 4월 부부가 ‘북한에 의한 강제 납북’으로 인해 실종되었음을 공식 발표했다.

신씨 부부는 78년 홍콩에서 납북된 후 두 번이나 북한을 탈출하다 잡혀 5년 가까이 수감됐었다. 이후 1983년부터 김정일의 영화고문으로 임명돼 영화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신필름’ 영화촬영소를 세우고 신상옥 씨는 감독으로 최은희 씨는 배우로서, ‘돌아오지 않는 밀사’, ‘소금’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돌아오지 않는 밀사’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 감독상, ‘소금’은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정일의 측근에서 생활했던 신씨 부부는 8년간의 북한생활과 곁에서 지켜본 김정일의 개인적인 면을 다룬 수기집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를 저술했다.

탈출 후 이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북한의 정치, 사회, 문화 현실을 폭로했다. 신상옥 감독은 2006년 4월11일 향년 80세로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