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축물 통해 ‘북한 사회’ 접근하기

이달 7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개막전에서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담은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남북한 건축물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맞물려 최근 북한의 건축물과 도시를 조명한 ‘북한 도시 읽기(North Korean Atlas. 담디 刊)’가 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임동우와 라파엘 루나가 펴낸 이 책은 지금까지 정치·경제·사회·역사·문화적인 관점에서 북한을 조명한 책과 달리 북한의 건축물을 주제로 다뤘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5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19명의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들의 글이 실렸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소련의 접경지역, 비무장지대의 자연환경, 도시 네트워크 등을 자세히 분석했다. 


특히 북한의 27개 도시와 8개의 주요도시, 70여 개의 건축물을 분석해 제시한 상세한 다이어그램과 도면은 일독 과정에서 전혀 지루하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책은 이어 북한 도시의 지형과 관련된 정보, 인구 정보, 인프라와 산업 관련 내용 등을 배경 정보로 제시했다. 북한은 약 2천 4백만의 인구가 120,000㎢ 정도 되는 국토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도시 거주 인구는 약 60%라고 책은 기술하고 있다. 


또한 도시의 기본적인 인구와 밀도, 면적뿐만 아니라 도시화 비율 등의 새로운 정보도 제공한다.  청진은 총인구의 92%, 개성시는 62%의 인구가 도시화된 영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책은 분석했다. 


북한 도시의 특징에 대해서는 각각의 도시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회주의 도시계획에서는 도시화하는 경향을 지양하고자 했기 때문에 도시 간 규모차이가 크지 않고, 소수의 도시에 인구를 집중시키기 보다는 자유로운 인구 이동을 제한함으로써 전반적으로 도시에 골고루 인구를 분포시켜 국토가 균형 있게 발전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하나의 도시가 자생구조를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각 도시에 도시민들의 생활권이나 소비시설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영역이 함께 존재하는 것도 특징적이라고 말한다.


책은 북한 주거의 외형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미적인 부분보다 조형성을 강조하는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최대한의 용적률을 맞춰야 한다는 시장논리가 없기 때문에 조형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여기에 북한 건축유형에 대한 정보까지 담았다. 저자는 하나의 건축을 들여다보면 문화적인 차이를 엿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건축유형에 대한 정보가 주민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도시를 이해하는 것이 한 사회를 분석하는 데 핵심적인 작업이다. 그 사회의 경제와 문화, 때로는 정치시스템이 고스란히 투영된 것이 도시이기 때문”이라면서 북한 건축과 도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