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에서 화폐교환 비율 무엇이 문제였나?

[염돈재의 독일통일 이야기] 임금 상승, 산업 경쟁력 저하시켜

'염돈재의 독일통일 이야기'는 1990년부터 3년 동안 독일 통일을 직접 목도(目睹)한 염 교수의 소중한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 등으로 채워집니다. 2011년 염 교수가 집필한 '올바른 통일준비를 위한 독일통일의 과정과 교훈' 단행본 내용을 바탕으로 게재합니다. 총 50여회 계획으로 연재 중이며, 남북 분단에서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해봅니다.

통일 후 체제통합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 가운데 동·서독 화폐교환 비율에 관한 문제, 구동독 경제의 구조조정 속도의 적정성에 관한 문제, 몰수재산 처리원칙에 관한 문제가 주요한 논쟁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정책상의 오류이기 보다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가치의 문제에 해당하므로 정책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책결정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① 동독화폐의 교환비율에 관한 논쟁

동서독 경제통합시 동독화폐를 현실가치 보다 높은 평균 1:1.8로 교환토록 함으로써 동독지역의 임금을 상승시키고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켰다는 비난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화폐교환 비율은 서독 연방은행 등 경제전문가들이 극력 반대하는 가운데 콜 총리가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목적 때문에 경제적 합리성이 희생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콜 총리가 이렇게 정치적 결정을 하게 된 것은 ①신속한 통일이 필요한 상황에서 동독주민들의 통일열기를 부추길 필요가 있고, ②동독 노동력의 서독이주를 방지하고, ③사유재산이 적은 동독주민들의 저축을 보호하고, ④드메지어 동독총리의 강력한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것이 불가피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적 결정을 경제적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② 구동독 경제의 '충격요법적 구조조정'에 관한 논쟁

통일 후 독일정부가 국제경쟁력이 없는 동독 기업을 과감히 도태시키는 등 "충격요법적 구조조정"을 시행한데 대해 많은 논란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급진적 구조조정으로 동독경제가 급속히 몰락하고 실업자가 양산되어 통일후유증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조치는 「경제 5賢(현)」이라고 불리는 "경제발전평가자문회의"의 건의에 따른 조치로서 적자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여 연명시키는 등의 점진적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만성적 재정적자를 초래하고 동독경제의 회생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부실기업의 존폐문제를 실업자 구제라는 사회 정책적 관점에서 결정하지 않고 국제경쟁력이라는 경제논리에 따라 결정한 것이 동독주민의 실업고통을 심화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경제원칙을 중시한 이 결정은 장기적으로는 타당한 결정이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③ 미해결(몰수) 재산권 처리원칙에 관한 논쟁

독일정부가 미해결 재산권 처리에 있어 반환우선 원칙을 적용한 것에 대해 우리 국내에서는 흔히 잘못된 정책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상우선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반환우선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동독지역에 대한 투자를 지연시키고 동서독 주민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 데다, 그 후 2차에 걸친 법 개정을 통해 보상우선 원칙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정부가 문제점을 예견하면서도 반환우선 원칙을 적용한 것은 기본법 제14조에 규정된 사유재산권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통일조약이 위헌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동독에 재산을 소유한 동독출신자들의 정치적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환우선 원칙의 문제점이 현실화되자 독일정부는 2차에 걸친 법 개정을 통해 투자우선 원칙으로 전환했다. 왜냐하면 반환우선 원칙의 폐해가 현실화된 이상 기본법 제14조 ③항에 따라 공공의 복리를 위해 필요할 경우 보상을 전제로 한 사유재산의 공용징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독일정부가 이미 예견하고 처리 방법을 강구해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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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돈재

-(現) 성균관대학교 국가전략대학원 초빙교수
-(前) 성균관대학교 국가전략대학원장
국가정보원 제1차장
주 독일대사관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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