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장 풍계리 출신 주민 염색체 이상”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부근에 살다 2차 핵실험(2009년) 뒤 탈북한 주민 2명에게서 원자폭탄 피폭자에게 보이는 염색체 이상이 나타났다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이 결과는 한국 연구자가 수집한 데이터를 일본의 원자력 전문가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 탈북자의 피폭량은 높은 사람이 누적 394 밀리Sv(시벨트)에 달해 핵실험에서 나온 방사선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심지에서 약 1.6km 떨어진 곳의 초기 방사선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의 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호시 마사하루 히로시마대 명예교수는 “풍계리 주변 주민들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가스나 분진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세슘 수치 등 체내 오염 데이터에 대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는 통일부의 입장과 맥을 같이한다. 통일부는 지난해 11월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함께 길주군 출신 탈북자 30여 명의 피폭 여부를 검사한 후 핵 실험장에서 약 20km 떨어진 마을에서 살다 2012년 탈북한 40대 남자에게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됐다고 전하면서도 “북한의 거주 환경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핵실험의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후속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편 탈북자 관련 단체인 한국 샌드연구소는 2016년 7,8월과 지난해 9월 세 차례에 걸쳐 길주군 출신 탈북자 21명의 건강 상태를 인터뷰 형식으로 조사한 결과 두통이나 구토 등의 증세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가 2016년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핵실험장과 약 27km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다 2011년 탈북한 40대 여성의 혈액 림프구에서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생기는 염색체 이상이 확인됐다. 이 여성의 추정 피폭량은 누적 320밀리Sv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