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납북 피해자 아들 “아버지와 제3국 가족상봉 도와달라”



▲1969년 KAL기 납치사건 피해자인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지승 데일리NK 기자

진행 : 48년 전 납북된 대한항공 (KAL) YS-11기 탑승자의 가족인 황인철KAL기 납치 피해자가족회 대표와 탈북민 지원 비영리단체인 북한이탈주민 글로벌교육센터 TNKR가 국제사회를 상대로 가족상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지승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김 기자,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 네. 11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AL기 납북 48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북한인권단체 관계자, 유엔 인권사무소, 탈북민 등은 피해 가족들의 오랜 아픔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48년 전 강릉발 김포행 비행기가 대관령 상공에서 북한의 고정간첩 조창희에 의해 납치됐었는데요. 당시 39명의 승객은 한국으로 송환됐지만 승무원 4명과 승객 7명, 총11명은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현재 납북자들의 생사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 당국도 몇 십년 째 묵묵부답입니다. 먼저 황인철 KAL기 납치 피해자가족회 대표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황인철 KAL기 납치 피해자가족회 대표] : 나의 의지 또한 단호합니다.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오는 겁니다. 지난 16년간 줄기차게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아버지는 80세가 되셨고, 시간이 없습니다. 나는 주검이 된 아버지를 만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살아 생전에 제3국에서 상봉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십시오. 나의 아버지가 북한에 강제 억류될 이유는 이 지구상에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이 세상의 정의를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시간이 지나기 전에 제3국에서 아버지와 상봉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진행 : 황인철 대표는 북한에 생존해 있는 부친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는데요. 납북자 송환운동을 펼치며 아버지의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고 하죠.

기자 : 황인철 대표는 KAL기 사건을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고 했는데요. 그러던 중 2012년 어떤 사람으로부터 아버지의 소식을 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 대표는 “아버지가 신의주에서 200km, 평양에서 100km 떨어져 지낸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그에게) 아버지가 한국으로 오실 자유의사가 있다면 반드시 집으로 모시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13년 3월 아버지가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한 지인에게 밝혔다”면서 “신의주에 도착했는데 당시 3차 핵실험으로 인해 해양이 봉쇄되어 배를 탈 수 없었다. 이후 소식이 끊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3월 아버지가 북한 평성에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고, 지난 12월 1일에는 아버지에 대한 북한당국의 감시가 너무 심해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나는 주검이 된 아버지를 만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 : 그런데 KAL기 납치사건을 북한주민들은 알고 있을까요.

기자 :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탈북민은 “평양에서 19년을 살았는데 KAL기 납치사건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현재도 우리 탈북자들이 북한의 꾀임에 의해 중국에 유인당했다가 북한에 끌려간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3대에 걸친 김 씨 일가의 납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해 하루빨리 납북자들이 가족의 품에 돌아올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 : 황 대표는 부친의 송환을 위해 16년간 노력했지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해 참 외로웠다는 소감을 전했죠.

기자: 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시나 폴슨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 소장은 “황인철 씨의 이러한 구체적인 노력이 바로 시민 개인의 행동이 전 세계의 인권 증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황 씨의 노력을 우리가 지지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인권을 옹호하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 : 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하루빨리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