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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인권 압박 강화해 中이 탈북민 북송에 부담 갖게 해야”

[2017 북송 실태④] 국제법상 북송 중단 강제 못해도 ‘네이밍앤쉐이밍’ 통한 도덕적 압박 효과 낼 수도
김가영 기자  |  2017-09-29 13:33

올해로 김정은 집권 6년차. 북한 김정은은 국경 및 핸드폰 통화 감시를 통해 주민 탈북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이 같은 엄중한 감시망을 뚫고 도강(渡江)에 성공해도 북한 주민들은 안심하지 못한다. 북한과 중국의 체포조를 피해 중국을 탈출하기까지 또 한 번 목숨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북송되면 인간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되는 탓에, 체포된 탈북민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데일리NK는 올해 중국에서 벌어진 탈북민 체포 및 북송 사건을 심층 취재해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하고, 대내외에 북송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한다.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 모습. 전문가들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중단시킬 법적 수단은 없지만, 지속적인 인권 압박을 가해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

탈북민 강제 북송(北送)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대중(對中) 인권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북송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무대에서 지속 공론화해 중국이 북송에 동참하는 데 외교적 부담과 도덕적 압박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제까지 중국의 북송 행위를 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은 마땅치 않았다. 중국은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유엔 난민협약)에 서명해놓고도 탈북민을 난민이 아닌 ‘불법 월경자’로 규정한 채 북송을 계속해왔다. 유엔 차원에서 여러 차례 북송 중단을 권고했지만, 이마저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중국의 북송 행위를 막지 못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탈북민 북송 문제를 적극 공론화해 중국이 북송 행위에 외교적 부담을 느끼도록 하는, 이른바 대중 인권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법상 한계로 중국에게 탈북민 북송 중단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북송 행위에 대한 ‘네이밍 쉐이밍(naming and shaming·공개적 비행폭로)’ 조치로 중국이 탈북민 북송을 주저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엔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이정훈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28일 데일리NK에 “중국 내 탈북민 북송 문제를 지적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마이클 커비 前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도 중국의 탈북민 북송 행위를 두고 ‘반(反)인도범죄 방조 행위’라고 했지만 상황이 나아진 건 없지 않나”라면서도 “그런 만큼 유엔이 중국의 탈북민 북송을 막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탈북민 북송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다루고 중국을 향해 탈북 난민의 지위를 존중하라고 강하게 얘기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면서 “유엔이 중국에게 탈북 난민에 대한 정책을 바꾸도록 강도 높게 촉구하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은경 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도 “유엔은 북한인권결의안을 통해, 국제인권단체들은 성명서 등을 통해 북송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시켜야 한다”면서 “중국 내 북송 문제가 공론화되면 중국으로서도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국제적 압박에 의해 중국이 자국 내 탈북민의 존재를 묵인하도록 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유엔 인권이사국 자격 문제를 거론하며 대중 인권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표는 “유엔 총회는 중대하고 조직적인 범죄를 저지른 국가에 대해 회원국 자격 정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면서 “인권단체들이 유엔 총회에서 강제 북송 문제가 다뤄지도록 하고 유엔 회원국들에게는 중국의 인권이사국 자격 정지를 청원하면 어떨까. 중국에게는 매우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중국 대사관 앞에 탈북 가족상을 세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체로 가족 단위로 탈북하는 사례가 많아 ‘탈북 가족상’을 세울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 대사관 앞에 설치해 상징성도 갖고, 중국 정부가 탈북민 북송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前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임기 내내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탈북민 강제 북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사진=연합

중국에게 외교적 부담을 안기는 동시에 탈북민에 대한 난민 지위 부여를 검토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현재 중국은 탈북민이 난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강제북송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중국은 탈북민에 대한 난민 지위 부여가 적절한지 여부조차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은 “중국은 (탈북민의) 난민 신청도 받지 않고 난민 심사 역시 하지 않고 있다”면서 “난민협약 가입국인 중국이 끝까지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겠지만, 일단 난민 심사 자체도 하지 않는다는 건 문제다. 중국 정부가 탈북민이 강제송환 대상이 돼야 하는지, 난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국내법 절차에 따라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탈북민 북송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공론화되려면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앞장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탈북민 북송 문제가 불거질 때만 정부가 ‘반짝’ 입장 발표를 하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중국 당국과 꾸준히 물밑 접촉을 이어가면서 한국 정부가 탈북민 북송에 매우 민감해한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 사무국장은 “한국 정부가 중국의 탈북민 북송을 매우 불편히 여긴다는 걸 비공식적으로 혹은 물밑으로 계속 표현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한국 정부가 탈북민 북송 행위를 묵인한다고 여기지 않도록, 북송 중단을 요구하는 신호를 직·간접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도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은 엄연히 난민 협약에 반하는 일인데, 한국 정부가 당연히 이슈 제기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중국이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부터 우려할 게 아니라, 당연히 할 얘기는 하겠다는 의지를 우리 정부가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송된 탈북민에 대한 고강도 처벌을 자행하는 북한 정권을 향해서도 인권 탄압을 멈출 것을 적극 촉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 대사는 “정부가 민주화와 인권 존엄성을 기조로 하고 있으니 북한인권 문제도 남북 특수 관계가 아닌 인류 보편적 가치 문제로 다뤄가야 한다”면서 “핵 문제는 안보 차원에서, 대북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다뤄가되 탈북민 북송 등 북한인권 문제 역시 의지를 갖고 다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인권 문제를 하루 아침에 개선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지적도 안 하는 건 더 잘못된 것이지 않나”라면서 “정부가 탈북민 북송을 비롯해 북한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남북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훨씬 더 명분이 설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밖에도 이 대사는 국내외 언론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미사일 실험이나 미국과 북한 간 말폭탄 싸움 등 언론 입장에서 흥미로운 이슈들이 많다보니 인권 문제가 자주 묻힌다. 정부가 남북대화 국면으로만 가다보니 인권 문제도 공론화가 잘 안 된다”면서 “언론에서 탈북민들이 겪는 고난을 조명해 중국 당국이 북한의 반인도범죄를 방치하고 동조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내에선 지난 7월 중국 공안(公安·경찰)에 체포된 탈북민 일가족이 북송 위기에 놓이자 음독 자살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던 바 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중국 정부에게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권보호 조치를 취하고 강제 북송을 중단하도록 외교적인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교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탈북민들이 가혹한 처벌이 예상되는 북한으로 강제송환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공식 입장으로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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