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인권결의안 12년 연속 채택…“지도부 인권유린 책임”



▲ 유엔총회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 결의안을 통과시켰다./사진=연합

유엔총회가 참혹한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인권유린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권고하는 결의안을 3년 연속으로 채택했다.

유엔총회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인권 결의안을 표결 없이 합의로 채택했다. 지난달 15일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총회 3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한 달여 만으로, 유엔총회가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05년 이후 12년 연속이다.

특히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 내 반(反)인도범죄 책임 주체로 “리더십(leadership)에 의해 통제되는 기관이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다”는 표현이 처음 명시됐다. 이는 북한인권 유린의 최고 책임자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못 박고 처벌 대상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결의안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만들었으며, 유엔 회원국의 3분의 1을 넘는 70여 개국이 공동스폰서로 참가했다.

결의안은 또 여전히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자행되는 북한의 인권 유린을 비난하고, 정치범 강제수용소 감금과 고문, 성폭행, 공개처형 등을 인권 유린 사례로 적시했다.

인권을 희생하는 대가로 핵 및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우려도 처음으로 담겼다. 결의안에는 “열악한 인권 상황에서, 자원을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전용하는 것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적었다. 북한 해외 노동자의 인권 침해 우려와 납북 외국인을 즉각 석방하라는 요구도 처음 포함됐다.

또한 올해 결의안에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과 핵 및 미사일개발을 연계한 표현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인권 상황은 열악한 데도 자원을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전용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명시, 인권 개선 노력 없이 군사력 증강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북한은 이날 결의안 채택에 앞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유엔 주재 리성철 참사관은 “북한을 고립시키고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결의안”이라면서 “찬반투표를 요구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강변했다.

북한은 지난달 3위원회에서도 돌연 퇴장해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김인룡 유엔 주재 차석대사와 김영호 외무성 인권과장 등은 유엔 총회 결의안은 북한의 인권 보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미국 등 북한 적대국이 정치적으로 공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러시아는 개별국가의 인권과 관련한 결의안에 반대한다면서 북한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이밖에도 이날 개별국가의 인권과 관련한 결의안으로는 북한 외에도 시리아, 이란, 우크라이나(크리미아 및 세바스토폴) 등 3건이 상정돼 모두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