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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식당 복무원, 손님이 몸 더듬어도 하소연 못해”

[해외 北노동자 인권실태 고발④] “VIP 손님 접대서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 느껴”
데일리NK 특별취재팀  |  2016-07-15 14:32

지난달 말 데일리NK 특별 취재팀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러시아, 중국, 몽골에 다녀왔다.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부 주민뿐 아니라 이들의 인권문제도 국제적 문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데일리NK는 북한의 노동자들이 가장 많은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지에서 외화벌이에 내몰리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실태와 노동 및 생활환경 등에 대해 6회에 걸쳐 보도한다.



▲데일리NK 특별취재팀이 지난달 초 방문한 중국 요녕성 단둥의 북한 식당 고려관. 규모가 큰 식당임에도 저녁 7시경 취재팀과 두 명의 중국인 남성들 외에는 손님이 없었다. 식당마다 분위기가 다른 편이나, 고려관의 경우 북한 여성 복무원들이 사진 촬영 거부는 물론 간단한 질문에도 쉽게 답하지 않는 등 한국인을 경계했다.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대북제재로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 당국이 인력 송출을 늘려,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만 식당 여성 복무원이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식당 간부들이 중국 식당에 북한 여성 복무원들을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달 초 데일리NK 특별취재팀이 연길서 만난 중국 공안(公安) 간부들에 따르면, 연길 시내 곳곳에서 운영 중인 중국 식당 중 북한 종업원을 고용한 곳은 30여 개이며, 이곳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여성 복무원들을 포함해 총 1000여 명에 이른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중국 공장 외에 노동자 파견은 북한 식당으로 한정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자, 인력이 필요한 중국 식당 등을 물색, 자국 여성 복무원들을 파견하고 있다는 것이 공안 간부들의 설명이다.

옌지서 접촉한 중국 공안 고위 간부는 “최근 중국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젊은 여성 종업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중국 회사들이 인건비가 싼 북한 노동자들을 암암리에 적극 고용하려는 추세”라면서 “외화벌이가 절실한 북한 당국으로서는 중국 공장과 자국 식당에만 노동자를 파견하던 종전의 관행을 깨고 중국 식당에도 복무원들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간부는 “북한은 외화수입 목적으로 중국 등지에 식당을 차리고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데, 평양관, 모란관, 해당화관, 고려관 등 이름 있는 식당은 북한이 단독으로 운영하고 최근에는 중국 대방(무역업자)과 합영형태로 운영하는 식당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옌지 시내 곳곳에 일반 중국식당 간판을 내걸고 안으로 들어가면 북한 여성종업원이 손님을 맞이하고 접대하는 식당이 적지 않다”면서 “중국 식당에 파견된 북한 여성 복무원들은 중국인 복무원들과 한 공간에서 일하지만 업무는 완전히 구분돼 있다. 직접 방문했던 식당이 서너 군데 되는데, 북한 복무원들은 손님맞이와 메뉴 소개, 술을 따라주거나 공연을 하는 등 ‘접대’ 형태의 업무만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중국 식당에 고용된 북한 여성 복무원들을 통해 북한 식당 간부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월 3000위안(약 450달러)이고 이 중 2000위안을 북한 당국에 상납하고 1000위안을 복무원 개인에게 지급한다”면서 “북한 당국으로서는 식당 운영비나 인건비 투자에 대한 걱정 없이, 중국 식당에 젊은 여성 복무원을 보내 고용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식당 관계자들은 “중국 식당에까지 파견돼 외화벌이를 하는 건 북한 당국에게나 좋지, 복무원들에게는 오히려 여러모로 손해 보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중국인 업주의 차별이나 중국인 종업원들과의 이질감 등 때문에 북한 식당에서 일 하는 복무원들에 비해 적응의 어려움을 크다는 것.



▲데일리NK 특별취재팀이 중국 연길서 방문한 북한 식당 류경호텔. 복무원들이 사진 촬영은 철저히 거부했으나 메뉴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든지 때로는 농담도 던지는 등 손님 유치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류경호텔의 경우 식당 안 쪽에 VIP방이 마련돼 있었는데, 매일 저녁 중국인은 물론 한국인 단골 고객들을 이 방으로 안내해 춤과 노래 공연까지 진행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관계자들은 특히 “돈이 많은 중국 부호나 한국인들 중에는 단골 손님들이 있다. 이들이 오면 최고급 VIP 룸에서 접대가 이뤄지는데, 보통 북한 복무원 3인이 이 룸에 들어와 노래와 춤, 그리고 손님과 춤도 추는 접대가 이뤄진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여성을 더듬거나 억지로 껴안기도 하는데, 복무원들로서는 하소연 할 때도 없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여성들이기 때문에, VIP 접대 과정에서 자행되는 행위로 인한 여성으로서의 성적 수치심이나 모욕감은 철저히 무시된다”면서 “대부분의 여성 복무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이러한 고충을 참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 노동자들과 철저히 분리돼 생활해야 하는 공장 파견 노동자들과 달리, 중국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복무원들은 중국인 종업원들과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어 그만큼 북한 측의 감시와 통제도 심하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옌지에서 개업했던 북한 식당들은 매출 실적과 손님 방문 빈도 등을 비교해 필요에 따라 손님이 없는 식당 복무원들을 장사가 잘 되는 식당에 보내는 등 ‘복무원 공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에서 새로운 복무원을 선발해 파견하는 대신 매출이 낮은 지점의 복무원을 일시적으로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켜 근무하게 하는 것.

특히 최근 중국 내 북한 식당들 중에는 각각 개별적으로 개업해 운영하는 형태 외에도 한 식당이 2, 3개의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분점으로 인해 같은 식당 지점이나 여타 다른 식당들과의 복무원 공유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복무원 공유로 북한 당국은 인건비를 추가로 쓰지 않은 채 매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지만, 복무원들의 처우 악화나 노동착취 등의 문제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정보를 전한 현지 한국인 사업가는 “아무리 집단으로 파견된 복무원들이라 하더라도 하루가 멀다 하고 작업장이 바뀌면 일을 손에 익히거나 다른 복무원들과 합을 맞추는 것도 어렵지 않겠나”라면서 “또 작업장을 옮겨가며 일 하느라 근로(노동) 강도도 높아질 수 있을 뿐더러, 원래 파견됐던 식당 실적이 좋지 않아 다른 곳으로 파견된다는 것 때문에 눈치도 많이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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