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가능성에도 마이웨이…“미사일, 文 대북정책 가늠용”

진행 : 북한이 한국 문재인 정부 출범 5일 만인 14일 새벽 탄도미사일 1발을 전격적으로 발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내 갈 길은 가겠다”는 이른바 마이웨이(My Way)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건데요. 보도에 염승철 기잡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7차례에 달합니다. 특히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문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언급하는 등 ‘대북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14일 새벽 5시 27분께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자, 직접 NSC를 주재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북 정책의 무게추가 대화보다는 도발 억제 등 태도 변화를 이끌어 가는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격적으로 미사일을 쏜 것은 새로 출범한 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탐색의 의미라고 분석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대북정책을 준비 중인 문재인 정부에 만만치 않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일단 남한에서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향후 대북 정책을 가늠하기 위한 의도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와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고 대남 정책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라고 분석했습니다.

유 원장은 “향후 대화 가능성을 점치면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도발을 한다고 해서 한미가 태도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김정은은 헛된 망상은 접고 진정한 회담 재개를 위해서라면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움직임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원구원장은 북한은 이 상황에서 도발을 하면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는 점을 알지만 그럼에도 이른바 자신들의 벼랑끝 전술을 고수하기 위해 꾸준히 핵 미사일 개발을 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강경책을, 우방이라는 중국도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거기다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아직도 정확하지 않고, 기대했던 것만큼 진보적인 정책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 압박에 대한 불만과, 앞으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서 남한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묻는 그런 시험용으로 발사한 것 같습니다.

향후에 있을 대화에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13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이 미국 측과 1.5 트랙 대화를 마친 후 귀국 길에서 “(미국과)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밝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 이 상황에서 도발을 하게 되면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는 점과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포용정책을 쓸 수 없다는 점을 잘 알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한 건 ‘최악의 상황이 되어야만 해결책이 나온다’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단순한 떠보기가 아니라 자신의 개발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북한은 한국에서 대선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달 29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어떤 상황이 닥쳐도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제타격에 대비한 보복타격 역량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16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추가 제재 등을 논의하겠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의 이번 도발에 강력한 압박이 도출되는 등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