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적 없어 조급해진 김정은, 지뢰도발로 성과 급조”

북한의 이번 ‘목함지뢰’ 도발은 군부 강경파들의 충성경쟁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내외에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는 김정은이 한미 군사합동훈련을 앞두고 목함지뢰 도발로 남한을 흔들어야 한다는 군부 강경파의 제의에 손을 들어줬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도발→긴장 조성→남남갈등 유발 등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0월 10일 당창건 70돌을 앞두고 정치·군사적인 성과 만들어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해 이 같은 도발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 4년 차인 김정은이 북중 관계 등 대외 관계 악화나 경제적으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군사적 도발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전문가는 11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은 항상 내부적으로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크든 작든 도발을 해왔다”면서 “최근에도 김정은 우상화와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군사 준비가 한창인 상황에서 우리가 중요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남조선 너희가 우리를 건들이면 박살을 내겠다는 남한 협박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고립돼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북한이 갖고 있는 방법은 오로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긴장 조성으로 남한을 압박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도발을 감행한 4일은 이희호 방북 하루 전이었다. 이 여사의 방북과 도발이 함께 이뤄지면 남한 내부에서 남남 갈등이 생길 것이라는 걸 북한은 안 것이다”면서 “대화하면서 공격하고 공격하면서 대화하는 매우 교묘한 전략이다. 이번에도 역시 공격 시점이 4일이라는 게 이러한 전략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진무 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6번 바뀌고 총참모부장도 4번이나 바뀌는 등 군부 내에서 인사 문제가 가장 많았다”면서 “이는 북한 군부가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이르렀음을 보여준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도발도 북한 군부, 특히 정찰총국이 주도해 김정은에게 공을 세우기 위한 대남 도발 계획을 세웠고 이를 김정은이 최종 승인한 결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도발에 대응해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에 대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대북 심리 방송은 북한에게 매우 위협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했고 김 연구위원 “북한 전방에 있는 북한 군사들은 현재 배고프고 힘겨운 상황”이라면서 “이들에게 남한의 소식을 전해주는 일은 북한을 매우 불리한 상황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