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 통화 “압도적 힘의 우위로 北 오판 방지해야”

한미 정상은 북한의 신형 ICBM급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하루만에 다시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확인했다. 전날에 이어 이뤄진 문재인 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는 이번이 7번째로, 두 정상의 역대 통화 중 가장 긴 시간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30일 한미 양국 정상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이 스스로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대화에 나올 때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긴밀한 공조 하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또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하며, 한국이 미국의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해나가는데 합의했다.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정부 성명을 통해 ICBM 개발이 완결단계에 도달했고 핵 무력 완성을 실현했다고 선언했는데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어제 발사된 미사일이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 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의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이견을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확고한 연합방위 태세를 토대로 북한에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사실을 들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미국 자산획득 협의 등의 노력을 평가하는 한편,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한 압도적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 강화를 이루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미국의 굳건한 대한(對韓)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두 정상의 통화는 ICBM급 도발과 관련한 북한 기술에 대한 평가와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 결론적 제재조치를 마련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필요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두 정상이 다시 통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