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인가? 남조선이 또 올림픽을 하나?”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조만간 북한에도 이 소식이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기자와 통화한 양강도 주민 A씨는 “정말인가, 남조선이 또 올림픽을 하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주민은 “우리는 아직 먹는 문제도 해결못해 기어가고 있는데, 남조선은 아예 달리기를 하고 있구나”라고 한탄했다.


북한 주민들도 올림픽이 지구촌 최대 규모의 스포츠 행사라는 것 쯤은 잘 알고 있다. 북한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이 다른 대회의 금메달보다 훨씬 더 높이 평가된다. 지난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목격하고 나서는 올림픽이 국가차원에서 엄청난 ‘돈벌이’가 된다는 것도 알게됐다.


북한 주민들이 갖고 있는 ‘남한 궁금증’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질적으로 변화했다. 그전까지 남한에 대한 정보는 ‘미국의 식민지’ ‘명동거리의 거지떼’ ‘광주학살’ 등 다분히 정치적인 소재에 국한됐다. 그러나  서울올림픽 소식이 유입되면서 남한의 국력과 경제력에 대한 궁금증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1980년대 중반 평양에서는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위한 광복거리, 체육촌 등 건설사업이 한창이었다. 당시 북한 주민들도 국가차원에서 평양축전을 준비하느라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울에 갔던 외국사람들이 평양에 와서 ‘야, 이거 평양이 서울만 못하구나’ 이렇게 말할까봐 국가에서 총력을 기울인다”는 말이 흔하게 나돌았다.
 
도시 주민들은 서울올림픽과 관련 “남조선이 올림픽을 하는 정도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인데 듣기와 다르게 경제적인 배경이 든든한가 보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일부 간부들도 “서울에서 올림픽을 하는 수준이면 경제가 많이 발전했다는 증거”라면서 “신문에 나오는 남조선 사람들의 옷 차림만 봐도 경제가 발전한 것이 눈에 띈다”면서 동경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평양축전이 끝나고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남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크게 줄었다. 관심이 없었다기 보다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난으로 그런데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남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2000년대 이후 다시 폭증했다. 남한에서 들어오는 각종 식량, 비료, 의복, 의약품 등을 목격하면서 “남조선의 수준의 매우 높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이후 CD,DVD를 통해 유입된 한국 드라마와 영화들은 그들의 추측이 틀린 것이 아님을 입증해줬다. 이제는 한류가 북한 전역을 휩쓸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평창 동계올림픽 소식이 북한내부에 확산되면 주민들의 동경과 호기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의 만성적인 경제난과 3대 부자세습에 대한 피로감으로 남북간 체제 비교의식이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기자와 통화한 A씨는 끝으로 “국가에서 남조선 동계올림픽에 대해서 뭐라고 떠들지 궁금하다”면서 “사람들이 남조선 올림픽 소식을 듣게되면 또 한번 도강(탈북) 바람이 불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