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즐겨먹는 음식 BEST 30

6월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55년이 되는 해다. 6일은 현충일이다. 한반도에 민주주의를 지켜려다 숨진 국군, 유엔군, 민간인이 수백만명에 이른다. 6.25 전쟁 55년이 지났지만 한반도에는 평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2천3백만 주민들은 아직 수령독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 북한에서는 제2의 식량난(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닥치고 있다. 북한 형제들이 올해를 어떻게 견뎌낼지 정말이지 걱정스럽다. 주민들이 또다시 풀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도 김정일은 전면적인 농업개혁을 미루고 있다. 주민들이 굶어죽어가고 있는데도 ‘장군님’의 식탁은 호화롭기 그지 없다.

DailyNK는 김정일의 식탁을 집중 해부했다. 김정일의 식탁에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DailyNK는 김정일이 평소 즐기는 음식 30가지를 뽑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김정일의 개인 요리사를 지낸 후지모토 겐지의 ‘김정일의 요리사’, 풀리코프스키가 쓴 ‘동방특급 열차’, 그리고 김정일 주변에서 생활했던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음식의 특징과 가격산출은 <신라호텔> 조리부의 협조를 얻었다.

대아사 기간에도 희귀음식 구하려 외교관 동원

지난 2001년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 북한을 탈출, 일본에서 <김정일의 요리인>(일본어판)을 출간하면서 김 위원장의 식탁에 어떤 음식이 즐겨 오르는지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후지모토는 김 위원장이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이 음식은 김정일 식탁 차림표에서 야자상어날개탕, 죽생상어 날개탕, 상어날개 소라탕 등 여러 가지 변형된 모습으로 식탁에 올랐다. 그가 공개한 2001년 3월 21-26일까지 김정일 식탁 차림표에서 상어 날개탕은 4차례나 메인 요리로 등장할 정도였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해산물을 즐긴다고 한다. 그렇다고 육고기 종류를 꺼리지는 않는다. 해산물을 주로 찾지만 ‘코야'(새끼돼지구이)나 ‘쌀로'(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돼지 비계) 같은 돼지고기 종류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은 많이 먹지 않고 시식하듯 조금씩 즐기는 편.

김 위원장은 90년대 후반까지 파티를 자주 열고 술을 자주 마셨다. 그 당시에 가장 즐겨먹은 술은 ‘조니워커 스윙’과 ‘헤네시XO’로 알려졌다.

후지모토의 증언 중에 매우 충격적인 사실은 북한 인민들이 기아로 수 십만 명이 떼죽음을 하던 96년에도 김정일의 요리사들은 음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를 누비고 다녔다는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돼지고기, 이란에서는 캐비어, 일본에서는 주로 생선류, 동남아시아에서는 두리안, 파파야 등의 과일을 사오는 식이다.

풀리코프스키, 김정일 음식재료 비행기로 조달

김정일이 2001년 열차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그림자 수행’을 했던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전권 대사는 김정일과 함께 했던 여행을 ‘동방특급열차’라는 책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 책에서는 김정일과 24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식사와 음식을 주제로 나눈 대화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도 상어 지느러미 요리는 빠지지 않는다. 그는 김정일이 먹는 음식의 재료는 북한에서 직접 비행기로 조달하고 여기서 나온 쓰레기도 밀봉하여 북한으로 보내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풀리코프스키는 이 책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쌀로를 좋아한다고 말했으며 향이 진한 커피를 자주 마셨다고 말했다.

김정일의 주변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김정일이 우럭으로 국물을 낸 해장국을 즐겨 먹는 것으로 들었다”면서 “이것은 그가 술을 자주 먹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 요리사, “재료주문과 동시 세계에서 속속 도착”

같은해 프랑스 출신 요리사는 자신이 직접 북한에 들어가 김정일이 연 선상(船上) 파티에서 경험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20가지가 넘는 프랑스산 치즈와 포도주를 비롯해 요리에 필요한 재료는 주문과 동시에 세계 곳곳에서 즉시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신라호텔 조리부 최인수 과장은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먹는 음식은 최고급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식적인 가격 산정이 어렵다”면서 “전체 음식 중에 ‘뱀장어 캐비어(상어알)’가 200만원을 호가할 것으로 보여 가장 비싼 음식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엔은 2002년 북한 어린이 수 천명의 영양 상태를 조사한 결과 40%가 만성적인 영양실조 상태에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98년에는 그 수치가 60%에 달했다.

북한 당국은 올해도 먹는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1월 1일 신년공동사설에서도 “사회주의경제건설의 주공(主攻) 전선을 농업전선”이라고 규정하고 식량증산을 촉구했다. 지난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내외 대북지원 NGO회의에서는 “북한이 매년 50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하고 올해만도 200만 톤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도자 동지’ 김정일은 인민들이 영양실조 상태에 있는데도 여전히 측근들과 호화 연회를 열면서 ‘원 모어(One more, 초밥이 맛이 좋다며 더 만들라는 지시를 내릴 때 사용한 말∙『김정일의 요리사』55페이지)를 외쳐대고 있다.

김정일 식탁 변화없이 북한 사회 변화도 불가능

김정일이 추천하는 음식 베스트 30을 선정한 이유를 아래 ‘춘향전’에 등장하는 이도령이 작성한 시조로 대신한다. 산해진미(山海珍味)로 가득한 김정일의 식탁을 바꾸지 않고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金樽美酒千人血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玉盤佳肴萬姓膏 옥소반의 맛좋은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이라
燭淚落時民淚落 촛농이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
歌聲高處怨聲高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았더라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