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군님 아들 셋 후처자식” 소문돌아

▲ 김정일의 가계구도

최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은 후계자 문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소식통은 3대 세습이 외부에 거론되면 ‘웃음거리’가 된다며 후계자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을 엄벌에 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최근 친척 방문차 중국을 방문한 최영수(56세 평양거주, 가명)씨에 따르면 현재 북한 주민들 사이에 “앞으로 장군님을 받들 지도자는 누구냐”는 관심이 나오면서, 특히 외부소식에 밝은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장군님에게 아들이 세 명 있는데, 모두 후처의 자식들”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소식이 전달되는 루트는 주민들이 몰래 듣는 라디오와 외국을 들락거리는 출장자들의 입소문이라고 한다. 얼마 전 김정일이 “적들이 후계자 문제를 두고 혁명의 수뇌부(김정일과 후계자)를 헐뜯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이러한 보도의 여파라고 볼 수 있다.

후계자 소문이 북한전역에 퍼질 경우, 북한당국이 가장 비밀스럽게 다루는 후계자 문제가 조기에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은 후계자 문제를 자신이 70년대에 했던 것처럼 김일성 가계 우상화 선전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후계자가 확정, 발표되기도 전에 ‘첩의 아들’이라는 소문이 돌면 후계자의 권위가 떨어지고, 김정일 자신의 이미지도 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후계자는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최씨는 “주민들은 장군님의 아들이 수령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력세습은 확정적일 것

북한의 권력세습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넘기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 차남 김정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이마저 확정된 것은 아니며, 또 정철에 대한 선전사업도 알려진 사실이 없다.

김정일 후계자 거론금지 지시의 배경은 ◀ 김정일(63세)의 건강상태를 보아 후계자 문제를 본격거론할 시기가 아니라는 점 ◀후계자 내정이 불러올 정치적 파장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정일의 세 아들 중 누가 후계자로 지명되느냐에 따라 권력 내부의 갈등과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70년대 김정일의 후계자 지명과정에서 김일, 임춘추, 오진우, 최현 등 항일 빨치산들의 강력한 추천과 후광을 입었다. 그러나 당시 김정일을 반대했던 사람들은 소문도 없이 제거된 바 있다. 따라서 김정일의 후계자 문제는 다시한번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동반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정일은 1992년 1월 3일 ‘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적 교훈과 우리당의 총노선’을 발표하고, 소련 고르바초프를 “혁명의 배신자”로 비난하면서 “혁명의 성패원인은 후계자 선택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후계자는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혁명성이 강해야 한다는 의미로, 결국 권력세습의 정당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