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실무회담 대표로 조선중앙통신 기자 내보낸 북한, 왜?



▲남북이 1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제반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차관급 실무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17일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 가운데 소속이 확인되지 않았던 김강국의 신분은 북한 조선중앙통신 기자로 확인됐다. 보도 분야에 종사하는 인물이 실무회담의 대표로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 북한이 그를 어떤 이유에서 실무회담 대표로 내보냈는지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10시부터 진행된 실무회담의 첫 전체회의가 10시 45분께 종료됐다고 밝히면서 “김강국은 조선중앙통신 기자 직함으로 (회담에) 나왔다”고 말했다.

남북이 앞서 이번 실무회담의 대표단 명단을 문서로 교환했을 당시 김강국은 직책 없이 이름만 적혀 있어 소속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그의 신원과 관련해 궁금증이 제기됐으나 회담이 시작된 후에야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 김강국의 소속과 신분을 확인했다.

정부는 남북 실무회담에 북한의 관영 통신사 기자가 대표로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 북한이 어떤 이유에서 그를 대표단으로 내보냈는지, 회담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대규모 대표단이 내려오고 그 중에는 기자단도 포함돼 있어 보도나 통신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평창올림픽에 기자단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실무회담이 예술단을 제외한 모든 대표단 파견의 제반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김강국은 올림픽 취재차 방남하는 북측 기자단과 관련된 사안을 집중 논의하는 역할을 맡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북한도 현재 평창올림픽을 주요 관심사안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와 관련한 소식을 전하는 책임을 맡은 인물을 실무회담 대표단에 포함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이 관영 통신사 기자를 회담 대표로 포함시킨 것은 대(對)주민 선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 대북소식통은 데일리NK에 “북한은 2월 평창올림픽 기간 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을 통해 선수단의 경기는 물론 응원단의 율동과 활동상을 집중 보도해 주민들이 시청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기간 북측 대표단에 쏠린 국제적 관심을 내부 주민들에게 전달해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이날 오전 회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뿐만 아니라 패럴림픽에도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개략적인 구상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과 북은 패럴림픽의 선수단 참가와 관련해서도 평창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전체회의 직후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2시 55분까지 우리 측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과 북측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이 참석한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다.

이와 동시에 우리 측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과 북측 김강국은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시 7분까지 대표접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