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 대표단 등 파견”…南 “적십자 및 군사회담 제안”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여하는 남북 대표단은 9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서로 간의 입장을 공유했다. 남측은 북측에 평창올림픽·패럴림픽 대표단 파견을 요청하는 한편 적십자회담 및 군사회담을 제의했고, 북측은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해 고위급 대표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측 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12시 40분께 평화의집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전 10시부터 11시 5분까지 고위급 1차 전체회의를 진행했다”며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등 상호 관심사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천 차관에 따르면, 남측 대표단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이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 많은 대표단과 공동입장 및 응원단을 파견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남측 대표단은 오는 2월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당국 회담의 개최도 북측에 제의했다.

아울러 천 차관은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협력하면서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북측은 우리 측의 비핵화와 관련 언급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기조발언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해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천 차관은 “북측은 이번 회담을 결실있는 대화로 만들어 획기적인 계기로 이뤄나가고자 하는 입장과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밝혔다”면서 “북측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천 차관은 북측이 파견 의사가 있다고 밝힌 참관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묻자 “남북 간 용어의 차이나 이해가 다를 수 있어 오후에 대표 접촉 과정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회담 중 김정은의 별도 메시지가 전달됐는지에 대해 “그런 것은 없었다”고 답했으며, 북측이 대북제재나 개성공단 등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이 있었는지 묻자 “명시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북 양측 대표단은 보다 원활하게 논의를 진행하자는 차원에서 전체회의 말미에 양측이 생각하는 공동보도문 초안을 상호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천 차관은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 20분까지 수석대표 접촉이 있었다.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양측 입장을 토대로 사안별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며 “양측 관심사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수석대표 접촉이 끝난 뒤 남북 대표단은 개별 오찬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북측 대표단은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으로 이동했으며, 점심 이후인 오후 2시 14분께 다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남측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남북 대표단은 오후 2시 30분께부터 양측 수석대표를 제외한 4대4 회담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