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해결에 손잡는 美中, 논의 구조서 빠진 한국

[안정식 칼럼]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중 협의체 이끌 리더십 절실하다
안정식 SBS 기자  |  2017-04-19 11:24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북한산 석탄을 돌려보내고 평양행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키는가 하면 북한 관광의 문을 닫는 등 예상외의 대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이 어느 선까지 대북 압박을 가할 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이에 북한 문제를 놓고 중요한 의견교환이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중 간에 빅딜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협력하고 있는데 중국을 왜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냐”며, 북한 문제와 경제 문제를 연계하는 거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할 것이라며 여전히 중국을 압박하고는 있지만, G2라고도 불리는 세계 양강이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손을 잡기 시작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열강이자 한반도 주변의 주요 행위자인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 시작했다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핵 문제가 이렇게까지 악화돼 온 것은, 근본적으로는 북한의 핵개발 야욕에 원인이 있지만, 주변국들이 각자의 이해관계 때문에 힘을 합쳐 북한의 핵포기를 견인해내지 못했던 데에도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 문제를 우리가 빠진 채 미중이 논의 주도

그런데, 미중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서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 문제의 가장 직접적 당사자는 같은 민족이자 한반도 땅에 경계를 맞대고 있는 한국일 수밖에 없는데, 북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주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우는 좀 다르지만, 해방 이후 한반도 운명에 관한 논의를 미국과 소련이 주도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할까?

이렇게 된 상황을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 물론 있다. 북핵 문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는 동안 우리 정부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정권의 생존을 걸고 핵을 개발하는데, 우리는 여야 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대북접근법을 시도하다 중단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대북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몇 십 년 꾸준한 정책이 펼쳐져야 하는데,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대북정책이 효과를 거둘 리 없다. 대북정책은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일관성도 중요한데, 우리와 같이 분열적인 정치환경에서는 정권을 초월하는 일관된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결국, 북한의 핵개발 야욕과 우리 내부의 분열적 정치구조가 북한 문제를 주변 강대국이 주도하는 상황으로 이끌었다. 갑갑한 일이지만,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금 이후의 상황이다.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중 협의체 만들어야

미중의 협력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 모르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미중 공조가 탄력을 받는다면, 북한의 미래에 대한 논의 또한 미중이 논의하는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미국과 중국이 그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그러한 시기가 오게 된다면 해방 이후처럼 한반도의 미래를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변국이 재단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한국이 미중의 논의구조에 들어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정부의 가장 우선적 과제는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중 협의체를 가동시키는 것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된 논란은 지금 시점에서 오히려 지엽적인 문제가 돼 가는 느낌이다.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큰 그림 속에 우리도 참여해 북핵과 한반도 평화, 한미-한중-미중 관계와 사드 문제까지를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한반도가 유동적인 상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지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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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SBS 정치부 차장
-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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