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5년’ 최대 복병은 북한의 핵전략

2013년 새해다. 2013년~2017년 대한민국 앞에 놓인 핵심 키워드는 ‘위기'(crisis)와 ‘도전'(challenge)이다.  


‘위기’를 구성하는 요인은 4가지다. 


1)경제위기 2)중일 영토분쟁과 동아시아 안보위기  3)북한의 내부 정세 변화와 김정은 정권의 핵전략 4)한국사회 내부 분열이다.


위 4가지는 사실상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개개인이 실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 4가지는 상호작용하면서 한국사회에 위기와 긴장을 몰고 올 것이다. 만약 이 4가지가 일시에, 또는 파도처럼 짧은 시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한국사회를 때린다면 우리는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성장률 감소, 유럽·미국의 재정불안과 경기침체→수출 격감, 부동산-가계재정(부채) 동시 붕괴, 금융회사 파산, 기업 줄도산, 중산층·서민층의 빈곤화, 중국 내 민주화운동의 점화와 계급갈등 전개→중국군의 센카쿠 열도 공격과 중·일 국지전, 일본 우익의 군비증강과 핵무장 시도, 북한의 3차 핵실험과 특수부대의 서해 도서 점령→한국군의 반격과 휴전선 정세의 불안, 미군의 남중국해-서해 봉쇄와 중국군의 대만 접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이란의 반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상의 한, 두가지 또는 몇 가지 요인들이 패키지로 묶여 한국사회에 충격을 가할 경우,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이상의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현재 우리를 위협하는 새로운 위기는 경제위기와 안보위기의 병합이다. 그동안 안보위기는 북한의 군사도발이라는 단선 채널이었으나 2013년부터 전개될 한반도·동아시아 안보위기는 복합 채널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향후 3, 4년(2013~2016) 기간 ‘북한 내부정세 변화와 북한정권의 핵전략’이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닥칠 안보위기이다. 


북한의 핵전략은 미국 본토와 일본, 중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일본도 주일미군은 타깃이지만, 일본 열도를 직접 핵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핵으로 위협을 주면서 이른바 ‘항일 정권의 정통성’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다.


북한의 핵전략 목표는 한국이다. 궁극적으로 한국을 “깔고 앉기” 위한 목적이다. 최근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는 김정일 사망 1주년 때 “기필코 남조선을 깔고 앉겠다”고 언급했다. 이 “깔고 앉겠다”는 의미는 핵위협으로 ‘남조선’을 제 마음대로 부리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 


예를 들면, 북한이 서해 5도 중 하나를 택하여 기습 점령한 다음 ‘평화 협상’을 제의하면서 한국에 ‘핵전쟁이냐? 평화냐?’를 강요하고, 이른바 ‘협상’을 통해 각종 경제지원을 뜯어내는 것을 비롯하여 대남 군사적·정치적 우위를 점한 뒤, ‘남조선’을 계속 “깔고 올라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후 북한은 비대칭 군사 우위를 유지하면서 ‘남조선’ 내부를 계속 흔들어놓는 것이다.


(북한군이 서해 5도 중 하나를 기습 점령한 이후 ‘통진당 이정희’와 종북NL 등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한번 추상해보라! 1단계에서는 ‘침묵 전술’, 2단계에서는 ‘평화협상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다).     


혹자는 이런 경우에 대하여 “그것이 과연 현실로써 가능하냐?”고 묻는다. 이에 대한 답은 간명하다. ‘천안함·연평도’도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결코’ 가능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화되었다.


현재 북한정권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독재정권 유지 비용(=체제유지 비용)’이다. 구체적으로는 1)달러 2)식량 부족분 3)에너지이다. 


북한정권은 이 3가지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광물 판매와 인력 송출을 통해 중국 쪽에 ‘빨대’를 꽂아놓고 있으며, 나머지 ‘빨대’ 하나를 ‘남조선’에 꽂아놓아야 한다. 그런데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달러만으로는 부족한데, 그동안 ‘이명박 역도 무리’가 도무지 말을 듣지 않은 것이 북한 정권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남조선의 6·15, 10·4선언 이행’이 북한정권으로서는 당면한 사활적인 현안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상황을 우리의 대북전략 전개에 유리하도록 최대한 효율적인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는 결국 ‘힘'(군사 억지력)과 ‘돈'(경제력)이며, 이를 통해 여하히 한국 주도의 ‘개입'(engagement)과 ‘확장'(enlargement)에 성공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결국 정부 외교안보팀의 능력이란 구체적으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잘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북한정권의 대남전략에서 최대의 난관은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과의 담판협상을 견인하기 위해 핵 개발의 완성이 절실하고, 이 때문에 3차 핵실험도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동아시아 및 한반도의 복합적인 안보위기를 노련하게 관리하면서 국익을 고수하는 효율적인 외교안보 시스템과 정말로 능력 있는 외교안보팀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 새 정부 눈앞에 놓인 현안과 쟁점만 보아도 만만한 게 별로 없다.


1)’5·24 조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2)은하 3호 장거리 로켓 발사와 유엔안보리 제재, 새 정부의 대북 대화 시도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3)북한이 ‘새 정부 길들이기’에 나설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과 개성공단 폐쇄 협박) 4)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할 경우 대북전략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5)신임 ‘케리 국무부’와 동아태 팀의 대북인식은 무엇이며, 한미공조의 틀을 어떻게 짤 것인가?


새 정부는 2월 25일 출범 이후 이상 5가지에 대한 대강의 그림이라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下편 ‘대한민국의 도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