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런던 패럴림픽 첫 참가…장애인 정책 변화?

북한이 오는 30일 개막하는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사상 처음 출전하면서 북한의 장애인에 대한 정책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번 올림픽에 북한은 조선장애자원호연맹 김문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이분희 서기장, 수영 50m 자유형에 출전하는 임주성 선수와 코치 등 총 24명의 참가단을 파견했다.


북한은 1998년 7월 조선장애자지원협회를 설립하고 2003년 6월 총 54조로 이뤄진 ‘장애자보호법’을 처음 채택했다. 2008년에는 평양에 장애인 문화센터를 건립해 장애인 재활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 장애인 복지를 내세워 남한과 국제기구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은 평양의 소수 장애인들에게 한정돼 있다.  


1960년대 북한은 장애인들의 생산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남포, 청진 등에 맹인공장을 건설하고 못, 우산, 가방손잡이 등을 생산토록 했다. 그러나 이 공장은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폐쇄됐다. 또 지방의 시·군(구역)에서는 편의 봉사시설을 꾸려 도장조각, 시계·TV·구두수리 및 이발 등의 직업에 종사토록 했다.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장애인’이란 단어에 익숙하지 않다. 장애인을 뜻하는 비속어인 ‘병신’ ‘배안의 병신’ ‘불구자’란 표현을 많이 쓴다.


북한은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평양축전)을 앞두고 ‘나라망신’이라는 이유로 평양에 거주하던 장애인을 가족과 함께 평안남도, 함경북도 등지로 강제 이주시킨 사례만 봐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이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은 장애인 올림픽이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몰래 시청했던 북경지역 주민들을 통해 그러한 대회가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장애인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북한이 런던장애인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것은 대외적으로 정상적인 국가라는 점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전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밝힌 통계는 없지만, 북한의 장애인 수는 80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 장애인 인구의 1/3 수준이다. 남북한의 인구차를 고려해도 지나치게 적다. 따라서 이러한 통계는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실제는 활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임산부의 영양 결핍으로 미숙아 출산 가능성이 높고, 각종 소아 질병이나 사건 사고, 전염병, 재난 등에 취약하다. 여기에 의료시설 마저 태부족이다. 북한은 세계에서 영예군인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함경북도 청진시에 소재한 5개 상설시장(장마당)에는 의수족을 착용한 영예군인이 10~15명 정도가 무리지어 다니며 장세나 먹을거리를 요구한다. 


함경남도 함흥에는 영예군인 의수족 등을 생산하는 교정기구공장이 대규모로 운영되고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부족으로 교정기구 지급까지는 몇 달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매년 꾸준히 영예군인이 생겨나고 있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북한의 영예군인이 많은 것은 10년간의 군 복무 기간 각종 돌격대란 이름으로 국가공공시설, 갱도 및 고속도로, 수십 만 세대 아파트 건설 등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양상태가 부족한데다 안전시설 미비, 무리한 공사일정 등으로 위험 노출이 커 부상 발생 빈도가 높다. 또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서는 각종 지뢰와 우발적인 폭발물 사고 등의 안전사고도 빈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