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출신 탈북민, 南서 능력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탈북민 칼럼] 통일과정에서 중요한 인재…남북 모두에 긍정적 메시지

지난해 10월, 국내 입국 3만 명째에 해당하는 탈북여성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현재는 3만 1000명 가까운 탈북민이 한국에 들어왔을 것이다. 탈북민 3만명 시대가 열렸고 교육 기관인 하나원 기수가 235기를 넘어섰다. 전국 곳곳에 탈북민이 살고 있고, 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정착의 단계를 쌓고 있다.

많은 탈북민이 안정적인 생활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며 살아가지만, 또 적지 않은 탈북민들이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북한이탈주민정착에 관한 법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90년대 제정된 정착지원법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물론 부분적으로 개정된 부분이 있다. 그런데 법률개정 과정을 보면 실제 수혜자인 탈북민을 더 힘들게 만들었던 적도 있다. 

예를 들자면, 2015년부터 실시된 미래행복저축통장을 들 수 있겠다. 탈북민이 경제활동을 통해 통장에 일정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그 액수만큼 지원해서 재산을 늘려주겠다는 건데, 문제는 이 지원제도가 나오면서 대신 고용지원제도를 없애버린 것이다. 2015년부터 사회에 나온 탈북민들은 회사에 취직하면 정부가 고용주에게 70만 원까지 최대 3년간 지원해주는 고용지원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갓 사회에 나온 탈북민에게 취업이 제일 어려운 관문이고, 어디에 취직하는가에 따라 정착의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 그런데 재산 확충을 지원한다고 하면서 고용지원제도를 없애면 취직이 어려운 탈북민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취직해서 경제활동을 해야 돈을 모을 수 있고 저축도 할 수 있다는 기본을 놓친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탈북민 지원 제도에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 필요치 않은 장벽을 만들어 정착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현재 남한에는 북한에서 관리, 기술전문직 종사하던 탈북민이 1200여 명(통일부 통계) 정도 있다. 이들 중에 자기의 전공을 살려 유사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중 일부가 한의사, 혹은 의사면허 시험을 어렵게 통과해서 자격을 활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전문직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교원(교사) 출신들은 일반학교 중 탈북민자녀들이 있는 학교에 코디네이터라는 이름으로 보조역할을 하는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다음으로 많은 출신이 간호사 출신인데, 간호사 자격을 통과한 인원은 없고 대부분 간호조무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의사로 근무하던 탈북민 중 경제적 어려움으로 시험을 포기하고 그냥 간호조무사로 일하거나 일용직에 뛰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2016년 여름, 의사출신 탈북민이 빌딩관리용역으로 일하다가 추락사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3만여 명의 탈북민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적응과 정착의 쓴 고배를 마시면서도 땀을 쏟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 중 전문직 출신의 1000여 명의 탈북민은 많지는 않지만, 통일 전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라 할 수 있다. 남과 북에서 전문직, 관리직으로 일한 경험은 통합의 결정체인 통일 열매를 성공적으로 맺게 해줄 소중한 자산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들이 남한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역시 탈북민의 착한(着韓) 사례가 늘어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탈북민과 북한 주민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줄 공산도 크다. 때문에 교사, 의사, 간호사, 수의사, 이공계열 전공자들이 남한에서 자기의 적성을 살려 관련 업종에서 일할 수 있게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장벽을 낮추어 주려는 국회와 정부기관의 노력이 절실하다. 

결론적으로 보면 전문직 출신 탈북민 성공사례는 통합과정에서 소중한 자산이 되어 통일한국의 급속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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