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탄생 105주년과 박정희 탄생 100주년

손자 김정은이 성대하게 차려주는 생일잔치에 김일성 승리 미소 지을 수 있나?

4월은 대지와 인간이 봄을 만끽하는 계절이다. 봄꽃과 파릇한 새싹은 괜히 가슴 설레고 마음을 들뜨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이 좋은 계절 중간 허리에 김일성 생일이 있고 그 생일 축하 행사에 북한 정권은 물심양면으로 모든 정성을 기울인다.

북한은 1960년대 중반에 유일사상체계가 세워지면서 김일성 개인에 대한 숭배와 우상화 작업을 시작했고 그런 차원에서 1969년 2월에 김일성 생일을 공휴일로, 그리고 1974년 4월에는 ‘민족 최대의 명절’로 지정했다. 김일성 사후에는 사망 3년째 해인 1997년에 주체연호 사용과 함께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격상시켰다.

김일성 생일이 있는 주간에는 각 지방별 군중집회, 배움의 천리길 답사행군, 만경대상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데 특히 1982년 70주년부터 시작한 ‘4월의 봄 친선예술 축제’는 해외 예술인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국제행사로서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금년 4.15 기념행사는 105회 생일로서 이른바 ‘꺾어지는 해’이기 때문에 평년보다 좀 더 비중을 높여 진행했다. 중앙보고대회,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경축야회, 군 인사진급 등도 진행했고, 최근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 입장에 맞서 대규모 열병식,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군사위력’을 시위하기도 했다.

지금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특정인의 생일을 국경일로 정하고 국가의 가장 큰 행사로 그것도 매년 치르는 나라는 없다. 제대로 된 민주 국가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김일성 세습 왕조는 이 모든 걸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11월 17일은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다. 그러나 탄핵으로 파면된 박근혜 대통령이 재판 결과에 따라 실형을 사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데 설사 다음 대통령이 사면을 하더라도 실망한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그 여파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행사가 범국민적으로 치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로당원 전력이 있었던 박정희 소장이 5·16쿠데타로 집권한 후 대통령이 되고 계획경제(경제개발5개년계획), 새마을 운동,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면서 남북경제가 역전되고 체제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자 김일성은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박 대통령을 제거하려 했다.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특공대가 청와대 인근까지 접근했으나 실패한 바 있고 1974년에는 8.15 광복절 행사장(장충체육관)에 문세광을 잠입시켜 저격하려했다. 박 대통령에게는 총탄이 빗나갔으나 옆에 있던 육영수 여사가 흉탄에 쓰러졌다.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은 할아버지의 흉내를 내면서 겉으로는 ‘애민정치’를 운운하고 있지만 고모부 장성택에 이어 이복형인 김정남까지 암살함으로써 제어장치가 없는 폭압·공포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금수산태양궁전이라는 곳에 누워있는 김일성은 자신이 물려 준 유산을 손자가 잘 관리하면서 생일잔치를 거창하게 차려주는데 비해 박정희가(家)의 비극을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지나 않을까? 

세상사가 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만 북한도 김일성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많이 다르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의식은 결코 예전 같지 않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지 모두 알고 있다.

김일성은 “압박이 있는 곳에는 반항이 있는 법이다. 피압박 인민들이 자신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김일성 저작선집 4권 521쪽). 아마도 자신의 말이 불길한 예언으로 적중할까봐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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