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변화 위해 드론·라디오방송 등 정보 유입 강화해야

북한 김정은 체제의 도발 위협 증대와 내부의 불안정성 심화가 우려된다. 지난달 24일 북한이 동해 상공으로 500km 이상 쏘아 올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기술적 진전(한미 당국은 성공적 발사로 평가)과 김정은의 공포통치로 인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 등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은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언론 성명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군사대국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사변적인 행동조치들을 다계단적으로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위협까지 하고 있다.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될 부분이다. 한미를 포함한 자유세계가 북한정권에 대해 보다 강력한 압력을 가해 북한 체제가 변화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핵과 SLBM을 내세운 북한의 위협에 한국과 미국이 굴복하고 북한이 결정적으로 원하고 있는 한미 연합방위훈련 중단·주한미군 철수 등 한국의 안보가 북한에 좌우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현재 한반도 정세는 대한민국과 북한 누가 먼저 집중적으로 공세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그 운명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이 먼저 공세를 취하느냐 아니면 북한이 지속적으로 SLBM·핵 소형화·미 본토 타격용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개발 완성으로 한국과 미국의 굴복을 이끌어내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안보의 위기가 자명한 상황임에도 한국은 현재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국론이 분열돼 있다.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심지어 보수진영에서조차 제대로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질 세력·열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고 강력한 공격용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한국에 도입될 예정이란 사실이다. 타우러스는 영변 핵시설이나 풍계리 핵 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기지 등을 포함한 북한 전 지역을 20분 내에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을 제어하는 강한 억제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왜 북한은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와 극심한 경제난에도 핵과 같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3대에 걸쳐 구축되고 있는 김씨일가의 독재 왕조체제를 지속시키기 위함이다. 물론 북한 주민들의 안위와 삶의 질 증진 등이 안중에도 없다. 그렇다면 또 다른 물음을 던져 볼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은 대한민국과 미국, 일본에 SLBM과 ICBM 등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방법이 북한정권의 완벽한 파멸을 불러온다는 것을 김정은과 핵심 측근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김정은 정권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체제의 안정이다. 앞으로 북한은 공격 무기체계를 완성시켜 본격적으로 미국 내의 친북세력, 한국 및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친북, 종북 세력을 활용한 미·북간의 평화협정과 미군철수를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이 과거 레닌, 마오쩌둥, 김일성, 김정일 등이 써왔던 공산주의 선전선동 전술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북한 김정은과 그 세력들은 전쟁승리와 혁명성공에 있어서 반드시 다수인원과 최첨단 무기가 필요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볼세비키 혁명, 베트남 적화 등에서 학습하고 실천하고 있다. 현재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김정은의 통치자금 관리 조직인 당 39호실 관리 하에 상당액수의 은닉자금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즉 아직도 미국과 일본을 위협할 핵 운반수단들인 SLBM, ICBM, 핵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북한은 미국이 과거 미소 냉전시대와 다르다는 것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의 경제회복에 집중하고 있고, 강력한 공세를 취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점을 노리고,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와 핵보유국 지위를 얻으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2014년 6월14일 함경남도 낙원군 서호리에 위치한 특각(김정일 별장)에서 북한 해군 관계자와 핵잠수함(핵추진 잠수함)개발자를 불러 연회를 열고, 2016년까지 핵잠수함 개발을 끝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당시 김정은은 “2016년까지 (핵)잠수함의 추진동력으로 사용될 우라늄을 핵 동력화 사용연료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끝내라. 하루 빨리 핵잠수함 개발을 마쳐 핵 강국의 위력을 보여주자”라고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은 지난달 24일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북한이 기존 잠수함보다 더 큰 새 잠수함을 만들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그런 잠수함을 설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미국에게도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막고 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좀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정부 뿐 아니라 시민사회의 각성이 절실하다. 더 이상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핵심 중추(Backbone)지역인 시카고 시민사회의 각성이 요구된다. 이른바 ‘북한 자유화 네트워크(North Korea Freedom Network)’의 출범을 통해 북한 사회의 변화를 지향하는 세력들을 도와야 한다. 특히 북한인권 개선을 목표로 하는 대북정보 유입작업을 미국 정부, 유엔 등에게 지속적으로 호소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 내 탈북민들이 주도하고 있는 드론, 대북풍선, 대북 라디오 방송 등 대북 정보유입 활동을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제는 행동할 때이다. 미국 시민사회의 각성과 북한 자유화 네트워크의 출범은 유엔과 미국을 설득해 북한 인권개선을 목표로 하는 대북정보유입이 촉진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