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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 전략적 자산 아닌 부채로 봐야…사드 반발 부적절”

美틸러슨 국무장관, 한미 외교장관회담서 “北변화 가능성 안 보여…대화는 시기상조”
김가영 기자  |  2017-03-17 22:35

공개 석상에서 “대북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며 강경 대북 메시지를 쏟아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비공개로 진행된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도 북핵·북한 문제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한미동맹 문제에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대화도 검토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면서 “틸러슨 장관이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서도 북한이 변화할 기미나 대화가 가능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유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북핵 해법으로 통치자금 차단이 중요하다며 해외노동자 송출 문제나 석탄 수출 우회 문제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자회견 중 ‘20년간의 대북 대화 노력은 실패’라고 밝힌 대로, 현재로선 북한과 대화할 상태가 아니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과 관련해서도 틸러슨 장관은 “인내(patience)와 일관성(persistence), 집요함(perseverance)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현 시점에선 대화보단 제재가 중요하다는 뜻에서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고 밝힌 것이지,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해 밝힌 건 아니다”면서 “제재 압박 수위를 높여 북한 셈법을 변화시킨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외교장관 회담이라 보기엔 어색할 정도로 굉장히 실무적인 얘기들이 많이 오갔다”면서 “대북 제재·압박 조치와 관련해 장관급 회담에서 저런 것까지 구체적으로 다룰까 싶을 만한 내용까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금년 들어 있었던 북한의 도발이나 북한 김정남 VX 암살 사건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간 청문회 등을 계기로 주장했던 선제타격 등 구체적인 군사 옵션과 관련해선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전 기자회견에선 ‘북한이 선을 넘을 시 군사적 행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회담 중에는 군사조치에 관한 상세한 논의는 없었다고 당국자는 부연했다. 방위비 분담 문제도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中, 北 전략적 자산 아닌 부채라는 것 인식해야”…세컨더리 보이콧은 ‘아직

틸러슨 장관은 회담 중 중국의 대북 역할론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8일 방중을 앞두고도 중국의 사드 반발 조치에 분명하고 강한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는 데 이목이 쏠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틸러슨 장관이 그간 우리가 들었던 미국 측 공식 입장보다도 훨씬 더 진전되고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불필요하다(unnecessary)’ ‘문제시 된다(troubling)’ ‘부적절하다(inaprropriate)’와 같은 말을 해가면서 구체적으로 ‘(보복을) 자제하라’고 직접 촉구한 데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양 장관이 현재 중국이 취하고 있는 여러 조치들에 대해 하나하나 의견을 교환했다. 롯데를 비롯한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한미 합작으로 진출해 있는 기업들에 대한 보복 조치도 언급됐다”면서 “단순 경제 조치를 넘어 한미동맹에 미치는 함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상당 부분 시간을 할애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 측은 중국의 경제 압박 조치를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할지 여부를 고민 중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회담 중 나온 중국 대북압박 견인 방안에 대해 이 당국자는 “중국을 견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안보리 결의 2270호와 2321호를 충실히 이행토록 하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방중 해서도 중국이 더 이상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봐선 안 되고, 커다란 전략적 부채로 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겠단 말을 수차례 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을 압박할 주요 카드로 꼽히는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자는 “논의 중 세컨더리 보이콧이 언급되긴 했지만, 이를 추진하느냐 마느냐를 얘기한 건 아니다”면서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 중국이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쓰자는 톤(tone)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이 스스로의 대북 영향력을 제한적이라고 주장하는데, 정말 제한적인 것인지 테스트해보자는 차원”이라면서 “아직 세컨더리 보이콧은 대북정책 요소로 합의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 정부 출범시 한미동맹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냐는 데 미국 측의 우려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틸러슨 장관은 선거 결과와 무관히 한미동맹과 대북 억지 공약은 변함 없을 것이란 말을 반복해 강조했다”면서 “북한의 위협이라는 건 우리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항상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 측에선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태호 경제조정관, 이정규 차관보, 조구래 북미국장, 이상화 북핵외교기획단장이, 미국 측에선 피터린 장관비서실장과 마트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 수잔 손턴 동아태 차관보 대리, 브라이언 훅 정책기획관, 리사 케나 장관 비서관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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