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공동조사’ 재차 주장…”결정적 증거에 물타기”

북한은 11일 추락한 무인기가 북한에서 발진·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우리 측 발표에 대해 “날조”라면서 공동조사를 재차 주장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검열단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이 제 아무리 ‘북소행’설을 백번천번 날조해내도 우리와는 추호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남조선 군부와 무인기전문가들이) 20여 일간 진행했다는 ‘과학조사결과’는 논의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참으로 허망하고 해괴한 모략대본”이라고 밝혔다.


담화는 이어 2011년 농협 전산망 해킹사건, ‘3·20해킹’사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사건 등을 언급, “남조선 당국은 그때마다 우리가 요구한 공동조사에는 응하지 않고 외세와의 합동조사에만 그토록 극성을 부려왔다”면서 “떳떳하다면 뒤골방에서 주먹질해대지 말고 지금이라도 우리의 공동조사 제의에 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무인기 북한 소행’이라는 조사결과 발표를 두고 우리 정부가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좋지 않은 여론을 덮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가라앉은 ‘난파선’을 어떻게 하나 구원해보려는 필사적인 발악에서 나온 것이 바로 ‘무인기사건’의 ‘북소행’설”이라고 전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제 집안에서 불상사가 빚어지면 무턱대고 우리에게 그 책임을 전가해왔다”며 “박근혜 패당이 ‘무인기사건’을 날조한 또 다른 음흉한 속내는 새로운 동족대결소동을 일으켜 미국상전의 비위도 맞추고 북남관계를 첨예한 전쟁국면으로 몰아가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무인기 사건을 두고 ‘공동조사’를 재차 제의한 데는 우리 측이 받을 수 없는 주장을 지속하면서 ‘남남(南南)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 군은 북한의 공동조사를 제의한 것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저급한 대남심리전으로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데일리NK에 “우리 정부의 조사에서 결정적 증거가 나오자 북한 입장에서는 대외 선전 차원에서 ‘물타기’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면서 “최근 남한 국면에서 세월호 관련 일부에서 박근혜 퇴진 움직임이 일자 이에 편승해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방부는 8일 한미 양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동안 실시한 공동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 3∼4월 발견된 무인기 3대의 발진 지점과 복귀 지점이 각각 북한 개성과 해주, 평강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