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더 좋은 건 자유 전하는 라디오

뉴욕 교향악단이 어제 평양에 도착해서 이틀간 북한에서 묵는데 오늘 저녁 공연이 제일 중요한 행사이다. 북한 핵문제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 힐 씨는 “북한사람들은 우리들 말을 좋아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우리들 음악이라면 좋아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뉴욕 필하모닉은 평양에서 거슈인의 ‘파리의 미국인’과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연주함으로써, 재즈나 딴 음악들을 전부 금지하고 딴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음악도 북한정권을 찬양하는 곡만 듣던 사람들에게 눈이 번쩍 띄는 연주를 하겠다 한다. 그러나 스탈린 체제의 북한을 진짜 개방시키려면 북한 밖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AM 라디오를 통하여 바깥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가를 북한 전역에 방송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것은 뉴욕 필하모닉이 평양에 도착하기 전날, 부시 대통령의 대북인권특사인 제이 레프코위츠 씨가 한 말이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방문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김정일이 북한의 연예단을 미국으로 보내고 학생들을 보내줬으면 더 좋겠다는 지론이다. “(김정일이 사람들을 미국에 보낸다면) 북한 엘리트들의 자녀들이 오게 될 것이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혁명이란 언제나 자신들의 미래를 더 좋게 만들려는 사람들이 시작하는 것입니다.”

레프코위츠 씨는, “그러나 북한에서 진짜 개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면 라디오 방송을 들여보내야 한다. 그러면 북한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사람들이 바깥소식 방송을 들으면 자신들은 자국정권 덕분에 점점 더 잘 살고있는 동아시아의 번영에서 완전히 소외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냉전시대 서방자유국가에서는, 라디오 방송이 억압받는 사람들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란 것을 확실히 알았다. 미국은 ‘미국의 소리’와 ‘자유아시아 방송’을 통하여 하루 수 시간동안 한국말로 대북방송을 하고 있으며, 이들 방송의 예산도 2006년의 4백만불을 금년에는 그 두 배나 되는 8백만불로 늘렸다. 그러나 이 방송들은 단파로 쏘기 때문에 북한에 방송이 들어가는 지역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 이들 방송 송출기들은, 평양정권의 상전인 중국의 노여움을 두려워해서 자신들의 국명을 밝히기 싫어하는 나라들에 있기 때문에 북한 내 AM 라디오에 송출되는 중파방송을 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먼 곳들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은, 남한정권이 북한에 이런 방송을 전혀 들여보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바깥세상 소식을 북한에 들여보내면 북한정권의 비위를 거스른다는 것이다. 또한 2000년 남북합의에 따라, 개인운영 방송이라도 남한지역에서 북한을 향하여 방송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물러났고, 북한인권에 관하여 할 말을 똑바로 해온 이명박 씨가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북한에서는 외국방송을 듣는 것 자체만으로 정치범이 되며, 북한정권 선전 이외의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를 갖고만 있어도 심한 처벌의 대상이 된다. 방송을 들여보내도 많은 사람들이 듣게끔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북한인권의 향상을 위하여 일해온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지금이 그런 방송을 들여보내야 할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한다.

첫번 째 이유는 북한에 라디오가 많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팔리는 단파방송 라디오는 값도 비싸고, 국영방송만 들을 수 있도록 조작한 라디오들이고, 그런 라디오라도 갖고있으려면 당국에 신고등록해야만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비공식 중국교역이 늘어나면서, 북한에는 값싼 AM 라디오가 많이 퍼져있고 중국사람들이 팔아먹는 중고품 비디오 기계도 많다 한다.

레프코위츠 특사 말에 의하면, 북한주민들 3분지 1 이상이 북한국영방송 이외의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AM 라디오를 갖고있다 하며, 북한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 딴 사람들도 이런 추계에 동의한다. 중국제품 라디오는 크기가 작아서 숨겨놓고 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외부소식을 듣고있는 북한사람들은 이 단파방송 라디오들을 외국방송을 들을 수 있게끔 조작하는 데에도 능숙하다. (자유아시아 방송과 미국의 소리를 관장하고 있는) 미국 방송위원회는 작년 인터미디어란 회사에 맡겨서 북한사람들의 외국방송 청취율을 조사했는데, 탈북자들 40% 이상이 북한에 있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외국의 단파방송을 청취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런 조사결과는 일반주민들에게는 더 낮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북한주민들이 외부소식을 안타깝게 듣고싶어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990대 말 탈북하여 남한으로 건너온 전 북한군 장교 김성민 씨는 서울에서 자유북한방송을 시작하여 지금은 매일 3시간 반 동안 단파로 대북방송을 하고 있다. 김성민 씨의 말에 의하면 북한주민들은 1990년대보다 지금 더 많이 외국방송들을 청취하고 있다 한다. 김성민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저희는 우리 방송국 전화번호와 주소를 방송합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우리 방송을 들었다고 전해오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말하기를, “북한에서는 라디오나 휴대전화가 불법이지만 요즈음에는 단속이 느슨해졌고, 특히 국경지대에서는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단속을 피한다”고 전했다.

(북한관리들이 뇌물을 탐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에 들어간 국제원조단체 사람들,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자들을 돕는 선교사들, 그외에도 북한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모두 이런 소문이 사실이라고 동의했다. “북한주민들의 정서는 지금 나라에 충성하자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돈을 벌자는 것”이라고 북한을 연구하는 한 영국인 교수도 말했다.)

김성민 씨는 작년 미국에 와서 증언하기를, “아직도 북한에서는 불법 라디오나 VCR을 갖고있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짓”이라며, “남한 드라마를 보든지 외국방송을 듣다 잡히면 처형까지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서 지난 봄 함경북도 함주군에서는 이런 범죄로 몇 사람이 잡혔는데 그중 3명은 사형당했다고 한다.

이제 북한에 더 많은 외부소식을 들여보낼 수 있는 사람은 어제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가 자신은 전임자들과 달리 북한동포들을 돕겠다는 약속이 진정이라면, 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의 정책을 바꿔서, 남한에서 직접 대북방송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서는 AM 라디오로 외국방송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중파로 방송을 보내는 일은 아주 시급한 문제이다.

북한정권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방송들을 방해하려 하는데 북한의 전기사정으로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한다. 고성능 방송저지기계를 갖고있는 중국이 북한을 도우면 모를까, 북한정권 능력만으로는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방송들을 전부 차단하지는 못할 것이다.

뉴욕 교향악단 지휘자 로렌 마젤 씨는 지난 주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런 행사로 그동안 굳게 잠겼던 문을 열 수도 있을 겁니다” 라고, 뉴욕 교향악단의 평양공연을 변명했다. 그러나 레프코위츠 특사는 마젤 씨와 의견이 달랐다. 그는 마젤 씨가 평양으로 떠나기 전, 미국 감옥과 북한 감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에 대한 취급을 도덕적 면에서 비교하는 발언을 했는데, 참으로 걱정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지휘자 마젤 씨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어떤 곳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북한에 널려있는 정치범 수용소에는 수만명 정치범들이 갇혀있으며, 한 사람이 잡혀 들어가면 3대 가족들 전부가 줄지어 잡혀간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은 따질 필요조차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의 힘은 더 막강하다. 외부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평양정권을 뚫고 들어가 북한주민들에게 자국의 진실을 알리고 자유를 찾게끔 하는 것은 오로지 진실과 정보 뿐이다.

북한정권은 금요일이 되어서야 공영통신을 통하여 뉴욕 필하모닉 방북공연 소식을 주민들에게 간단히 알렸다 한다. 북한에서 자유아시아 방송이나 미국의 소리를 몰래 청취한 사람들은 이 “비밀”을 오래 전에 벌써 알고들 있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