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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기는 탈북자들의 희망 '콜센터'

상담사 "내담자 맞춤형 상담…도움 줬을 때 보람 느껴"
"따르릉~따르릉~"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콜센터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댄다. 탈북자 전문 상담원 마순희(61) 씨가 "네, 탈북자 콜센터 입니다"라는 말을 건네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중년 여성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종합상담센터 '탈북자 24시간 콜센터'의 마순희 상담사가 내담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김봉섭 기자

"제가 일하고 있는 식당 주인이 두 달째 월급을 주지 않고 있어요. 이 사장이…내가 탈북자라고 무시하는거죠? 그렇죠? 친구는 확 때려치우고 고소하라는데… 지금 심정 같아서는 식당 전체를 엎어버리고 싶어요."(내담자)

"네, 진정하시고요.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셨는데 월급도 못 받고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하지만 식당 사장님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테니까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사장님 만나보셨어요?"(마순희 상담사)

"너무 화나서 만날 엄두도 못 냈어요."(내담자)

"일하시는 것은 어떠세요? 적성에 맞으세요?"(마순희 상담사)

"일은 정말 저한테 딱 맞아요."(내담자)

"그러면, 본인이 그 정도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직장은 찾기 어려워요. 법정싸움도 피차 힘들고요. 사장님을 한번 만나보시고, 자초지종을 들어보세요. 그런 다음에 다시 연락을 주세요. 아, 그리고 이번 기회에 근로계약서는 꼭 작성하시고요. 구두로 하시면 안 됩니다."(마순희 상담사)

그로부터 며칠 후 마순희 씨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얼마 전 상담했던 여성 내담자였다. 그 내담자는 "상담원님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며 "사장님과 얘기를 해보니까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다. 결국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체불됐던 임금을 모두 받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역시 전문 상담가는 다르다. 상담사님 말씀 안 들었으면 후회했을 것"이라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산하 '탈북자 24시간 콜센터'는 지난 5월 한 달간 시범 운영을 거친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탈북 상담사 한 명, 남한 상담사 한 명으로 구성된 2인 1조의 상담조가 3교대 근무 체제로 일하고 있다.

탈북자들에게 남한정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동시에 생활 전반의 고민에 대해 상담·자문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마순희 상담사는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 탈북자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앞의 사례처럼 단순한 정보 전달의 역할 뿐 아니라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조정하는 기능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콜센터는콜센터 상담은 총 10개 부문에 이른다. 취업·주택·건강·교육·지원제도안내·심리정서·의료생계급여·가정문제·법률문제·온라인상담 등 다방면에서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문의를 해오는 분야는 뭘까? 콜센터가 시범 운영된 5월부터 7월까지의 상담내역을 종합해보면 '주택'과 '지원제도안내' 관련 상담이 각각 24%(779건), 23%(752건) 순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배대식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종합상담센터 상담사는 "지원재단 측에서 제공하는 상담 범위가 상당히 넓다. 그래서 탈북자들이 어떤 지원제도가 있는지도 모르고 '도와 달라'는 식으로 전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배대식 종합상담센터 상담사는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분야는 '주택'과 '지원제도 안내'라고 설명했다"./김봉섭 기자

탈북자들이 지원제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전화를 해오는 경우 상담사들은 탈북자들의 사는 지역·남한정착 연차·경제능력·건강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각 내담자에 맞는 상담을 제공한다.

탈북자의 성별에 따라 상담 방식도 다르다고 한다. 배대식 상담사는 "남자분들의 경우 정확한 정보를 차근차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성분들에게는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들에게 옳은 말만 하면 마음이 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담자의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그들의 심리 상태까지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상담사들이 갖는 정신적 부담도 크다.

배 상담사는 "좋은 말보다 안 좋은 말을 해야 할 때가 많다. 탈북자들에게 현실을 인식시키게 하기 위해선 달콤한 말만 할 수 없다. 심층적인 상담에 들어갈 때는 내담자의 심리적 어려움이 상담사에 전이되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고 설명했다.

마순희 상담사도 "상담을 하다보면 기분 나빠할 사안이 아닌데 기분 나빠하시는 분들이 있다. 화풀이 하시는 건데, 우리 쪽에서 일일이 대꾸하면 화를 더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참 억울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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