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국회의원 탄생, 北 주민에 큰 희망될 것”

오는 4월 11일에 실시되는 총선에서 탈북 국회의원이 탄생하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총선이 다가오면서 남한에 정착한 2만 3천여명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탈북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탈북자가 총선에서 당선되면 적지 않은 의미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탈북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탈북자들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특히 탈북 국회의원의 탄생이 북한 주민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 또한 크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평가다.


현재까지 총선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사람은 ‘탈북박사 1호’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뿐이지만,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가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밖에 북한 인권 NGO 대표들도 이번 총선 출마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아직 이들이 총선에서 당선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지만 탈북자 사회에선 최초의 ‘탈북 국회의원’ 탄생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19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탈북 국회의원이 탄생하면 탈북자들의 정착지원 및 권익 향상을 위해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탈북자·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설득 작업을 적극 벌여, 국회차원의 논의를 보다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탈북한 양강도 출신 김춘선(가명) 씨도 “탈북자가 국회로 간다면 탈북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에 많은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위 간부 출신 한 탈북자는 “탈북 국회의원 탄생은 북한 주민뿐 아니라 북한 정권에게 충격을 던져 줄 것”이라면서 “남한에서 탈북자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북한 내부에 알려지면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일반 주민들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된다는 것에 대해 꿈도 꾸지 못하기 때문에 탈북 국회의원 탄생은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다”면서 “남한은 노력하면 ‘되는’사회 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의원의 탄생이 북한의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어렵겠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던져줘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탈북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탄생하기엔 아직 미숙한 점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 사무국장은 “탈북자가 당선되면 첫 의정활동이라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탈북자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해도 탈북자 사회로 비난의 목소리가 번질 것”이라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않된다”고 당부했다. 김 씨도 “탈북자들을 대표해 국회의원이 되실 분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진성 ‘뉴 포커스’ 대표는 “김정일 사망으로 한반도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이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할 시점”이라면서도 “하지만 탈북사회는 아직 2만 3천여 명의 민의를 대변할 인물도 부재하며, 탈북자 사회도 우리의 대변자를 내세울 만한 역량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성 정당을 통한 탈북자 국회의원의 배출보다는 탈북자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 활발한 논의를 통해 유능한 인물이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대표는 또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아직 탈북 국회의원 선출에 대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탈북자 단체 대표와 관계자들이 모여 정계 진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탈북자 사회의 민의를 반영하는 후보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북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은 ‘정착’을 잘한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탈북 사회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 그리고 자질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쳐 우리의 대표로 선출돼야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