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문익환 20주기’ 北인사접촉 일부 승인했지만…

통일부는 21일 ‘문익환 20주기 추모 남북공동회고모임’과 관련한 민간단체의 북한 접촉신고를 일부 승인했다. 통일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통일맞이 늦봄 문익환 목사 기념사업회(이사장 이창복)가 오는 24, 25일 중국 옌지(延吉)와 룽징(龍井)에서 개최할 예정인 ‘문익환 20주기 회고모임’에 대해 “행사가 고인을 추모하는 회고모임인 점을 고려하여 접촉신고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어 “일부 인사의 경우 교류협력법에 의거 유관부처와 협의하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신고수리를 거부하였다”며 이 단체 회원 12명 중 이창복 이사장 등 3명에 대해서는 북한인사들과 접촉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기념사업회 측은 정부의 일부 접촉 불허에 대한 항의 표시 차원에서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인재근 민주당 의원과 유가족 대표인 문성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이창복 이사장 등에 대한 참여 제한 방침은 사실상 행사 자체를 파탄시키려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기념사업회는 이어 “불허의 근거로 이 이사장이 작년 7월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 해외 6·15위원장이 참가하는 6·15공동위원장단 회의를 통일부 허락없이 참가한 것을 들고 있는데 이는 참으로 치졸한 발상”이라면서 “이 사안에 대해 정부는 이미 과태료 처분을 내렸고 기꺼이 수용하고 과태료를 납부했다. 문익환 20주기 회고모임을 제한없이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문익환 목사는 1989년 불법으로 입북, 김일성과 통일 3단계방안 원칙을 합의한 바 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6회에 걸쳐 투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