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함선 동서해 기동훈련시 40% 기관고장 발생”

북한이 25일 동해 원산 일대에서 육해군 합동훈련을 실시하며 전투능력 과시에 나섰지만 실제 해군 일선기지에서는 함선 노후화로 기동훈련 성과마저 저조하다고 북한군 내부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은 전투동원명령에 따라 동서해에서 함선 기동훈련을 진행해왔는데 출동명령을 받고도 기관고장 등으로 훈련에 나서지 못한 함선이 4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동서해함대사령부 소속 전대(사령부 산하 전투단위)에서 연유와 포탄을 공급받은 수십 척의 각종 함정들이 대기태세에 들어갔다”면서도 “전투를 가상한 비상소집 발령에도 절반 가까운 함선이 기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 중대형뿐만 아니라 경비정 등 소형 함선에는 구소련의 M400고속기관을 모방한 ‘라- 15’기관(라진 15호 군수공장제품)이 3대 설치돼 있다. 그런데 라진공장에서 새로운 기관을 생산하지 못하면서 기관들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소식통은 “1990년대 초반부터 라진공장에서 기관 생산이 중단돼 거의 20년 이상 신규 기관 교체가 불가능해 졌다”면서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너 번씩 큰 수리를 받다 보니 사실상 폐기물에 가까운 기관이 많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함선에 설치된 3개 기관 중 2개 기관이 못쓰게 돼 1대의 기관으로 기동하는 함정이 30%, 3개 기관 모두 전혀 가동하지 못하는 함정이 40%를 차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사실상 함선 운용이 중단된 해군들은 ‘지나가는 고기잡이 어선을 보고도 부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북한 해군이 보유한 함선 선체도 대부분 90년대 이전 생산품으로 모두 20~30년이 지난 퇴역 선박에 가깝다.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목조(나무)로 건조된 경비정 ‘노동자’호를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먼 바다 경비에 동원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2000년대부터 함대함 전투보다 잠수함을 이용한 비정규 전력 투자에 집중해왔다.


소식통은 “낡은 선체를 보강할 철판조각도 부족해  갑판에서 포사격을 진행하게 되면 이 진동 때문에 용접 부위가 모두 떨어져 나가 함상포(방사포정. 탱크포정) 실탄사격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다. 


함선 수리를 위한 페인트(도색 감)공급도 부족하자 녹슨 선체 부분을 방치하거나 녹을 긁어내고는 그 자리에 윤활유(북한에서는 구리스로 부름)로 대치하고 있다. 이러한 열악한 장비 환경 때문에 북한 해군들 사이에서는 “우리 임무는 오직 선수(배 코숭이)에 폭약을 싣고 적진에 돌진하는 자폭뿐이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 


한편, 북한군은 연유 사정 악화와 기관수명 연장을 보장하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에 해상 경비정을 제외한 대다수 고속함정은 갱도와 대형 거치대에 올려 놓고 정상 가동을 자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해군 장병들의 장비 숙련도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