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 對北 ‘전략적 인내’ 효과 없어”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실장은 22일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북한이 참을성 있게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만 허용했기에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차 실장은 이날 서울에서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과 CSIS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리아 프로젝트: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장기 대책 모색’ 국제학술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성공적인 대북정책을 위해서는 이번에 출범한 한미 정부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중 FTA는 남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식을 바꾸는 상당히 긍정적인 장기 전략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 가진 지분을 재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중 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서는 북한 정권 붕괴와 한반도 통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응 방안 등도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통일 과정을 준비하지 않으면 경제와 사회질서의 혼란뿐 아니라 환경·보건·자원·교육 등 수많은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 실장은 “정책 당국자들은 통일 이후 계획에 대한 언급에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논의 부재는 통일 뒤에는 바로 재앙으로 이어진다”며 “과도기에 대한 장기 계획 수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통일 뒤 독재자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환경이나 난민 문제 등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과 같은 세부적 사항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능별로 관련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강 남가주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은 “남북통일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 간에 통일 이후에는 북한 내부 목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면서 “보건의료·교육개혁 등에서도 지역의 단기적 요구와 국가적 차원의 장기적 계획 사이의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리아 프로젝트’는 이날 “통일 이후 첫 번째 업무가 법과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독재자를 제거하되 모든 리더십 해체는 경계할 것 ▲신뢰할 만한 정보 체계 구성 ▲상당한 인내 필요 등을 통일 후 북한 재건과 관련한 기본원칙으로 제시했다.


‘코리아 프로젝트’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2010년 3월 발족했으며, 현재까지 총 두 번의 회의가 미국에서 열렸다. 현재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20여 명이 참여하고 있고, 조만간 한반도 통일의 장기 대책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