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서울보다 공기 나빠…수질오염도 심각”

유엔환경계획(UNEP)이 최근 보고서에서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나쁜 것으로 평가했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NEP가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의 협조를 받아 2010년부터 올 8월까지 조사를 벌여 작성한 ‘북한의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평양의 연평균 아황산가스 농도는 0.009ppm으로 같은 해 서울의 아황산가스 농도(0.006ppm)보다 높았다.

아황산가스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이다.

이 같은 결과는 평양의 화력발전소와 공장, 가정에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해 황 성분이 다량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북한 내 공기 오염의 주범인 석탄 사용량은 지난 2000년 2,200만t에서 2007년에는 2,700만t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같은 해 평양 대동강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2.15ppm으로, 한강 팔당호의 수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동강의 대장균 숫자는 100㎖당 3만 6천 마리로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수처리 시설이 부족한 탓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산림은 1990년에 8만 1천㎢에서 2002년에는 7만 5천㎢로 줄어 빠른 속도로 황폐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다락밭(뙈기밭) 개간과 토양침식, 주민들이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밖에 북한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1918~2000년 사이 평균기온이 1.9도 상승했고, 그 결과 평양에서는 한계선이 인천시 강화도와 함경남도 원산 남쪽까지인 감나무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북한 정부에 구체적인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좀 더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북한의 환경 실태가 외부에 공개된 것은 2003년 첫 유엔 보고서가 나온 지 9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