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마처녀’ 부른 현송월은 김정은 연상 애인”







▲북한 김정은이 지난 8일 국제부녀절 기념 은하수음악회 ‘여성은 꽃이라네’를 관람하며 웃고있다. 이날 음악회에는 해산을 앞둔 전 보천보전자악단 성악가수 현송월이 나와 ‘준마처녀’를 불렀다./조선중앙TV 공연영상 캡처

이달 8일 북한 은하수관현악단이 3∙8국제부녀절을 기념해 공연한 ‘여성은 꽃이라네’ 음악회 도중 무대에 올라 ‘준마처녀’를 부른 전(前) 보천보전자악단 성악가수 현송월 씨가 김정은과 내연 관계에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은은 이 공연을 직접 관람했다. 


북한 유명 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하다 김정일 사망 이후 국내에 입국한 탈북여성 김연주(가명∙여) 씨는 21일 데일리NK에 “평양음대 출신인 현송월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대표적인 여자 가수였는데 2006년 갑자기 활동을 중단하고 사라졌다”면서 “장군님(김정일)이 송월이를 김정은에게서 떼내기 위해 활동 중단 지시를 내렸다”라고 말했다.


보천보전자악단이 2006년 발표해 유명해진 ‘미래가 아름다워’와 ‘휘파람 총각’ 등이 바로 현송월이 부른 노래였다. 이번 무대에서 부른 ‘준마처녀(일 잘하는 여성)’는 현송월이 2005년 발표해 북한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노래다. 현송월은 2006년 이후 공연무대에 등장한 적이 거의 없다.


김 씨는 현송월의 본명이 한송월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김정은과 현송월의 관계는 2000년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 해이다. 김정은은 김정일이 즐겨 찾은 보천보전자악단 공연을 관람하면서 연상인 현송월에게 연정(戀情)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 씨는 “김정일은 예술인들을 측근들이나 가족들을 위한 공연에 활용하고 때론 가족들과 식사도 즐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가까워질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며 “송월이는 이때 다른 남성과 사귀고 있었는데 김정은이 끈질기게 만남을 요구해 사귀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김 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첫사랑과 똑 같은 전철을 밟은 것이 된다. 김정일은 20대 중반에 자신보다 다섯 살 위인 성혜림과 비밀리에 동거를 시작했다. 김정일 친구의 형수이자 유부녀였던 성혜림은 1968년 남편과 반강제로 이혼하고 그의 동거녀가 됐다.


김 씨는 “김정은도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졸업을 앞두고 현송월과 관계를 정리하라는 아버지의 강력한 지시로 이별을 받아들였다”면서 “송월이도 이 때 지금 살고 있는 세대주와 결혼했다”면서도 쉽게 정리되지 않을 사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송월은 유부녀가 됐지만 김정은의 요구로 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현송월의 현재 남편은 호위사령부 군관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은하수 공연에 등장한 현송월은 만삭의 모습이었다. 그는 이번 무대에 오르기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장군님을 닮으리’라는 노래로 갑자기 북한 매체에 이름이 거론됐다.


그는 객석에 있다가 사회자가 즉석에서 무대에 오를 것을 요구하자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귓속말을 하며 애써 거부했다. 그녀가 사회자에 의해 지명되자 객석에 있던 관객들은 일제히 그녀를 주목하며 웅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현송월이 갑자기 무대에 오른 장면이 연출되자 탈북자들은 “미리 짜진 각본에 따른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송월이 해산을 앞두고 있다는 사회자의 소개는 다음날 노동신문에까지 보도됐다. 노동신문이 특정인의 해산 임박 사실까지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무대에 오른 현송월에게 사회자가 ‘아들을 원하는냐 딸을 원하느냐’고 묻자 “아들을 원하는데 산원에 가서 보니 딸이었다”고 답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현송월은 현재 같이 살고 있는 남편을 거론하며 “세대주는 ‘끝까지 아들을 기다려 보자’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상의 흰색 하의 남색’인 치마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오른 현송월은 볼에 살이 올라 있었지만 보천보전자악단의 대표 가수로 뽑힐만한 미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무대에서 사회자의 계속되는 요구에 못이긴 척 하면서 자신의 히트곡 ‘준마처녀’를 불러 녹슬지 않은 노래실력을 과시했다. 김정은은 공연 시작과 마무리, 중간에 얼굴을 드러냈는데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이었다.


한편, 데일리NK는 지난해 10월 북한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공식 등장하기 직전에 함경북도 출신 20대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문이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